부산은 세계 여느 도시와는 다른 도시화 현상을 경험했다. 그 결과 산복도로라는 특이한 도로가 탄생했고, 주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픈 역사적 산물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부산의 205개 행정 동 중 쇠퇴 기준에 해당하는 지역은 86.3%인 177개 동에 이른다. 전국 평균이 68.7%인 것에 비하면 17개 광역지자체 중 쇠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변화에도 불구하고 부산 도시재생사업이 향후에도 지속되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부산 전체가 ‘도시재생박물관’이라는 표현이 과한 것도 아니라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동안 부산시는 이런 도시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행복마을만들기사업, 철로변 W-Line 프로젝트사업 등 다양한 종류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같은 사업은 중앙부처 및 타 지자체 도시재생사업 추진 방식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 역시 형태와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전국의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매년 10조 원씩 50조 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488곳이 사업지로 선정돼 국고 등의 지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더불어 기존 도시재생정책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토교통부는 지금까지 도시재생을 담당했던 부서의 명칭을 변경했고, 업무 역시 줄여가겠다고 표방했다. 우리 동네 살리기, 주거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 세분화했던 도시재생 사업 유형도 통·폐합한다고 한다. 나아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주거와 업무, 상업 등 기능이 복합적으로 개발되는 도시재생혁신지구에 지원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의 후방 효과로 부산에서도 몇 곳은 도시재생사업보다 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정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부산은 타 도시와 다른 현대사적 유물을 안고 있다. 중앙정부의 도시재생 정책이 변해도 부산시는 독자적으로 도시재생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정책이 부산다움을 유지하고, 부산을 더욱 부산스럽게 만드는 도시관리 정책이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 국회의원은 물론 부산시의원 역시 부산 고유의 필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도시재생 관련 예산의 지속적인 확보를 뒷받침해야 한다. 아울러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기존 사업에서 과감히 탈피해 신사업의 발굴과 함께 기초지원센터와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관계도 설정해야 한다. 또한 민선 8기 시정 방침인 15분 도시에 대응하는 콤팩트 시티 조성을 통한 도시재생 전략도 주민과 관계기관과의 연대 속에 추진되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기존 물리적 도시재생사업과 병행하여 주민들의 의식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커뮤니티 육성을 위한 소프트 프로그램의 추진 역시 중요한 과제로 관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