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96) 영국 여왕이 서거하자 애도의 물결이 넘쳤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대를 규정했다”고 평가. “유럽 역사의 증인”(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의무에 헌신한 본보기”(프란치스코 교황) “영감을 주는 존재”(엘튼 존) “격변의 20세기와 불확실성의 21세기를 관통하는 리더십의 모범”(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추모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한 남성이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묘사한 명판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주요 언론은 “세계 현대사의 한 챕터가 끝났다”고 평가하는데요. 재위 70년 동안 국가 통합의 상징다운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 사실 여왕은 갑작스레 왕관을 넘겨 받았습니다. 1926년 4월 런던에서 태어난 그를 가족들은 ‘릴리벳’이라고 불렀죠. 운명이 바뀐 것은 1936년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 평민 출신과의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하면서. 갑자기 아버지 조지 6세가 즉위하자 릴리벳은 승계 서열 1위로 올라섭니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인 조지 6세는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2차 대전 때 국민 단합을 이끌었던 인물.

1945년에는 여군에 입대해 2차 대전에 참전합니다. 1952년 2월 아버지가 서거하자 마침내 올라 엘리자베스 2세로 왕좌에 등극.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된 대관식은 2700만 명이 시청.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본드걸’로 개회식 영상에 출연. 아들 찰스 왕세자와 며느리 다이애나비의 결혼·이혼은 세계적인 이슈였습니다. 1999년에는 김대중 대통령 초청으로 방한해 경북 안동을 찾기도. 하회마을 충효당 15대 종부 이혜영(63)씨는 “여왕께서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이 밴 품격을 느꼈다”고 회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추모 서한을 보냈는데요. ‘21세기 차르’로 불리는 푸틴은 “여왕은 수십 년간 영국 국민의 사랑은 물론 세계의 존중을 받아 마땅한 분이었다”고 기렸습니다. 푸틴은 과연, 세계인의 사랑과 존중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