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부 명(口-5)아닐 불(一-3)항상 상(巾-8)

이제 13-3이다. “康誥曰: ‘惟命不于常!’ 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楚書曰: ‘楚國無以爲寶, 惟善以爲寶.’ 舅犯曰: ‘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강고왈: ‘유명불우상!’ 도선즉득지, 불선즉실지의. 초서왈: ‘초국무이위보, 유선이위보.’ 구범왈: ‘망인무이위보, 인친이위보.’)

“‘강고’에서는 ‘천명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착하면 얻고, 착하지 못하면 잃는다는 말이다. ‘초서’에서는 ‘초나라에는 보배라고 할 것이 없으니, 오로지 착함을 보배로 여긴다’고 하였다. 구범은 ‘나라 잃은 사람은 보배로 삼을 것이 없고, 어짊을 몸소 실천하는 것을 보배로 삼는다’고 하였다.”

常(상)은 불변, 고정을 뜻한다. 道(도)는 말하다는 뜻이다. 楚書(초서)는 ‘國語(국어)’의 ‘楚語(초어)’를 가리킨다. 善(선)은 착함이나 좋은 사람을 뜻한다. 舅犯(구범)의 말은 ‘예기’ ‘檀弓 下(단궁 하)’에 나온다. 구범은 춘추시대 晉文公(진문공)인 重耳(중이)의 외삼촌 狐偃(호언)의 자다. 亡人(망인)은 喪人(상인)과 같은 말이며, 나라를 잃고 다른 나라로 도망한 사람을 뜻한다.

天命(천명)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한 번 천명을 받아서 왕조를 세웠더라도 천명이 저절로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천명을 받은 것은 어진 정치를 펴서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포악한 정치를 하여 민심을 잃으면 천명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관건은 민심을 얻느냐 잃느냐에 달렸다는 말이다. “착하면 얻고 착하지 못하면 잃는다”고 했을 때, 착함과 착하지 못함은 정치를 두고 한 말이고, 얻고 잃는다는 것은 민심을 두고 한 말이다.

천명을 받고 못 받는 것은 민심이 결정한다. 이는 백성이 곧 국가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백성은 인적으로도 국가의 구성요건에서 핵심이지만, 모든 생산을 도맡아 하는 계층으로서 물질적으로도 근간이 된다. 만약 백성들이 생산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유지되거나 존속될 수 없다. 백성 위에서 군림하는 군주와 관리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맹자가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 곧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고 말한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