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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漢(후한) 때는 황제와 고관 귀족부터 학자와 은둔 거사까지 모두 양생(養生)에 힘쓰는 풍조가 널리 퍼졌다. 가령 桓帝(환제, 146∼167 재위)는 延熹(연희) 8년(165)에 세 차례나 사람을 보내 노자에게 제사 지내게 했고, 연희 9년에는 직접 노자에게 제사 지냈다. 황제의 長生不死(장생불사)가 목적이었다. 또 고위 관직을 두루 지낸 임외(任隗, ?∼92)는 “어려서부터 황로를 좋아했고, 맑고 고요하며 욕심을 적게 지녔다”고 한다. 이는 유가 정치를 표방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양생에 관심이 많았음을 뜻한다.

‘後漢書(후한서)’ 열전에는 이전 사서에서 볼 수 없던 ‘方術列傳(방술열전)’과 ‘逸民列傳(일민열전)’이 나오는데, 방술은 불로장생을 이루기 위한 갖가지 술법, 일민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지내는 사람을 이른다. 이 열전들에 개인 수양이나 양생에 주로 치중한 인물이 대거 기술돼 있어 사회 전반에 양생 풍토가 만연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풍토에서 저술된 것이 ‘河上公章句(하상공장구)’다. ‘하상공장구’가 양생에 치우쳐 있다는 것은 ‘도덕경’에서 명백히 治國(치국)에 관한 것, 治身(치신)이나 양생과는 관련이 없는 구절을 치신의 관점에서 풀이하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도덕경’ 3장의 “(백성의) 배를 채워준다”는 뜻의 ‘實其腹(실기복)’을 “懷道抱一, 守五神也”(회도포일, 수오신야) 즉 “도를 품고 일을 안으며, 五臟神(오장신)을 지킨다”로, “뼈를 강하게 해준다”는 뜻의 ‘강기골(强其骨)’을 “愛精重施, 髓滿骨堅也”(애정중시, 수만골견야) 즉 “정기를 아끼고 함부로 내보내지 않으면 골수가 가득 차고 뼈가 단단해진다”로 푼다.

또 59장의 ‘有國之母, 可以長久(유국지모, 가이장구)’는 “나라의 어미 곧 나라의 근본을 지키면 나라를 오래도록 길이 지킬 수 있다”는 뜻으로, 명백히 치국에 관한 구절이다. 그런데 이를 “人能保身中之道, 使精氣不勞, 五神不苦, 則可以長久”(인능보신중지도, 사정기불로, 오신불고, 즉가이장구) 즉 “사람이 몸 안의 도를 잘 지켜 정기를 고달프게 하지 않고 오장신을 괴롭게 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오래도록 길이 지킬 수 있다”로 풀이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