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필 시(見-5)본바탕 소(糸-4)지킬 보(人-7)본모습 박(木-12)

그러면 덕을 갖추어 지극한 정기를 내면에 지니거나 신명을 밝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자는 먼저 “視素保樸(시소보박)” 곧 “본바탕을 잘 보고 본모습을 지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한 본바탕과 본모습을 아울러 ‘素樸(소박)’이라 하는데, 노자가 줄곧 강조하는 바다. 素(소)는 아무런 꾸밈이 없는 것을, 樸(박)은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은 것을 각각 뜻하는데, 결국 어떠한 인위나 작위를 가하지 않은 것을 이른다.

노자는 이 꾸밈이 없는 본바탕을 ‘살피고’ 아무런 인위가 없는 본모습을 ‘지키라’고 했다. 살피고 지키라는 말은 유가에서 공부나 수행을 통해서 갈고 다듬으라고 하는 말과는 아주 다르다. 이미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온전하게 道(도)의 성품을 지니고 德(덕)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므로 굳이 애쓰지 말라는 뜻이다. 다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이미 갖추어져 있는 본바탕을 살피기만 하면 되며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다.

참으로 그렇게 하면 될까? 문명화된 세계에 태어나 그 문화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이 과연 문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설령 돌아간다 해도 초목이나 짐승과 다를 바 없을 터인데, 그게 과연 인간의 삶일까? 노자의 말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문자’의 ‘守樸(수박)’에 나오는 글을 한 번 보라.

“所謂眞人者, 性合乎道也. 故有而若無, 實而若虛; 治其內, 不治其外. 明白太素, 無爲而復樸. 體本抱神, 以游天地之根, 芒然仿佯塵垢之外, 逍遙無事之業.”(소위진인자, 성합호도야. 고유이약무, 실이약허; 치기내, 불치기외. 명백태소, 무위이복박. 체본포신, 이유천지지근, 망연방양진구지외, 소요무사지업)

“이른바 진인은 그 성품이 도와 합치된다. 그러므로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듯하고, 가득 차 있으면서도 비어 있는 듯하며, 내면을 다스리고 외면을 꾸미지 않는다. 크나큰 본바탕을 환하게 밝혀 억지로 무얼 하지 않음으로써 소박한 본모습을 되찾는다. 뿌리를 체득하고 신명을 껴안음으로써 천지의 근원에서 노닐고 홀연히 세속 밖에서 노닐며 일 없는 데서 소요한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