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人-5)꼭 필(心-1)가로되 왈(曰-0)이로울 리(刀-5)

제 욕심을 채우는 일이 왜 만만하지 않을까? 나만 욕심이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욕심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찌 다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투어서 얻는 게 그리 쉽겠는가?

‘맹자’를 펼치자마자 맞닥뜨리는 이야기다. 기원전 5세기, 중국의 중원은 강력한 일곱 나라를 중심으로 모두 20여 개의 나라가 기약 없는 전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이른바 戰國時代(전국시대)다. 전국 초기에 가장 잘나갔던 나라는 중원 한가운데 있던 魏(위)나라였다. 文侯(문후)와 武侯(무후)라는 걸출한 제후가 통치한 덕분이다. 그러나 그 다음 혜왕(惠王) 때 위기를 맞았다.

동쪽으로는 齊(제)나라와 전쟁에서 패해 태자를 잃었고, 남쪽으로는 楚(초)나라에 치욕을 당했으며, 서쪽으로는 秦(진)나라에 영토를 빼앗겨 도성을 동쪽 大梁(대량)으로 옮겨가야 했다. 그 때문에 梁(양)나라라 불리게 되었으니, 혜왕으로서는 切齒腐心(절치부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자로 알려진 맹자를 초청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혜왕은 맹자를 만나자마자 대뜸 “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수불원천리이래, 역장유이리오국호)라고 물었다. “선생께서 천 리를 멀다 않고 오셨는데, 분명히 내 나라를 이롭게 할 방도가 있으시겠지요?”라는 뜻이다. 혜왕의 절박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물음이다.

그런데 맹자의 첫마디는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왕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 곧 “왕께서는 어찌 꼭 이로움을 말씀하십니까? 오로지 어짊과 올바름이 있을 따름입니다”라는 말이었다. 그 유명한 一喝(일갈), 하필왈리! 이 무슨 말인가? 혜왕으로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또 예상하지도 못한, 너무도 황당한 말이었다.

아마 그 다음 말은 혜왕이 듣고 싶어 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맹자가 누구인가? “如欲平治天下, 當今之世, 舍我其誰也?”(여욕평치천하, 당금지세, 사아기수야) 곧 “만약 천하가 평화롭게 다스려지기를 바란다면, 바로 이 시대에 나(맹자 자신을 일컬음)를 버리고 누가 있겠느냐?”라고 자부했던 인물 아닌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