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닐 불(一-3)섬길 사(亅-7)두 이(二-0)임금 군(口-4)

장구한 중국 역사에서도 특히 시선을 끄는 세 번의 난세가 있는데, 春秋戰國時代(춘추전국시대, 기원전 770∼기원전 221)와 魏晉南北朝時代(위진남북조시대, 220∼589) 그리고 五代十國時代(오대십국시대, 907∼960)다. 이 가운데서 가장 짧으면서도 혼란이 극심했던 시기는 오대십국시대라 할 수 있다.

당나라가 멸망한 907년부터 송나라가 건국된 960년까지 60여 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황하 유역의 중원에서 명멸한 왕조가 後粱(후량, 907∼923), 後唐(후당, 923∼936), 後晋(후진, 936∼947), 後漢(후한, 947∼951), 後周(후주, 951∼960) 다섯이고, 중원 바깥의 지방에서는 南吳(남오, 902∼937), 楚(초, 907∼951), 前蜀(전촉, 907∼925), 荊南(형남, 907∼963), 吳越(오월, 907∼978), 閩(민, 909∼945), 南漢(남한, 909∼971), 後蜀(후촉, 934∼965), 南唐(남당, 937∼975), 北漢(북한, 951∼979) 등 열 개 정권이 난립했다. 난세도 이런 난세가 없었다. 바로 그런 난세에 ‘四代十君(사대십군)’ 곧 ‘네 왕조, 열 명의 황제’를 섬긴 정치가가 바로 풍도다.

중세의 도덕관념, 특히 “忠臣不事二君, 烈女不更二夫”(충신불사이군, 열녀불경이부) 곧 “충신은 두 군주를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는 유교적 관념으로 보자면, 풍도는 불충하기 짝이 없을 뿐 아니라 전혀 거론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唐宋(당송)의 古文八大家(고문팔대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대문장가요 정치가이자 역사가인 歐陽脩(구양수, 1007∼1072)는 그가 편찬한 ‘新五代史(신오대사)’에 풍도의 전기를 실으면서 평가를 내리면서 글을 시작했다.

먼저 그는 이렇게 썼다. “傳曰: ‘禮義廉恥, 國之四維; 四維不張, 國乃滅亡’ 善乎, 管生之能言也!”(전왈: ‘예의렴치, 국지사유; 사유불장, 국내멸망’ 선호, 관생지능언야!) “전하는 말에, ‘예의와 올바름, 깨끗함과 부끄러워함은 나라의 네 가지 기틀이고, 네 가지 기틀이 펼쳐지지 않으면 나라는 곧 멸망한다’고 했다. 좋구나, 관생이 말 한번 잘했다!” 관생은 管仲(관중)이다. 관중은 예의염치가 나라의 존망을 좌우한다고 여겼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