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선(儿-4)남녘 남(十-7)뒤 후(彳-6)북녘 북(匕-3)

조보가 제시한 계책은 남쪽을 먼저 치고 나중에 북쪽을 치는 이른바 ‘先南後北(선남후북)’ 전략이다. 쉬운 일을 먼저 하고 어려운 일은 나중에 한다는 것이다. 당시 십국 가운데 남아 있었던 나라로 남쪽에는 荊南(형남), 後蜀(후촉), 南漢(남한), 南唐(남당), 吳越(오월)이 있었고, 북쪽에는 北漢(북한)이 있었다.

조보의 의견을 들은 송 태조는 그로부터 2년 동안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다른 신하들의 의견도 두루 들었다. 그런 다음에 최종적으로 남쪽을 정벌하고 그 다음에 북쪽을 평정해서 천하를 통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아우 조광의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오대 이래로 전란이 끊이지 않았다. 나라의 창고가 비었으니, 이를 위해 먼저 후촉을 치고 그 다음에 강남 지역의 형남과 남당, 오월, 남한을 공격하면 나라의 창고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또 북한과 요나라는 근접해 있으니 먼저 북한을 공격하면 요나라가 공격해 올 것이다. 나 홀로 요나라의 공격을 받는 것보다는 우선은 그냥 두는 편이 낫다. 남쪽의 풍요로운 영토를 얻은 뒤에 북쪽으로 화살을 돌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963년에 송 태조는 慕容延釗(모용연쇠)를 보내 형남과 호남 지역을 무너뜨린 뒤 동쪽으로 남당을 위협하고, 서쪽으로 후촉을 제압하며, 남쪽으로 남한에 근접하게 했다. 964년 11월에는 대장군 王全斌(왕전빈)과 曹彬(조빈)에게 군사를 주어 천혜의 보고라 불리는 후촉을 공격했다. 후촉은 물자가 풍부하고 지형이 험난했지만, 군주가 우매하고 유약한 문인들이 정권을 잡은 탓에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내 멸망했다.

970년 9월에 또 潘美(반미)에게 군대를 이끌게 하고 영남(지금의 광동과 광서)으로 출정시켰다. 남한도 폭정으로 백성의 원성이 높았다. 971년 송나라 군대는 남한을 멸망시켰다. 이웃해 있던 남당도 아무 방비를 하지 않은 채 있다가 힘없이 무너졌다. 이제 오월이 남았다. 그러나 976년 11월 14일, 송 태조는 49세 나이에 갑자기 사망했다. 천하 통일의 마무리와 북벌은 다음 황제에게 남겨둔 채.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