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人-0)의 지(丿-3)바 소(戶-4)바랄 욕(欠-7)

욕망이나 탐욕을 뜻하는 글자 ‘欲(욕)’은 본디 神靈(신령)과 관련이 있다. 글자 欲(욕)을 보면, 谷(곡)과 欠(흠)으로 이루어져 있다. 곡은 본래 谷神(곡신) 곧 골짜기 신을 가리켰다. 옛날에는 깊고 어둑어둑한 골짜기 안에 신령이 머물고 있으리라 여겼던 것이다. 이를 알면 왜 容(용)과 浴(욕)에 谷(곡)이 들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신의 모습을 뵙고자 할 때 목욕재계를 하는 것이 浴(욕)이고, 사당에서 제물을 바치고 기도해서 뵙기를 바라는 신의 존귀한 모습이 容(용)이다.

欠(흠)은 앞을 향해 입을 벌린 형태의 글자인데, 노래하거나 소리를 지를 때의 모습이다. 굿판의 무녀를 떠올려보라. 무녀가 칼과 방울을 들고노래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는가? 무녀가 신령을 부르려고 입을 벌린 모습이다.

그렇다면, 바란다는 뜻의 欲(욕)은 무엇을 바라는 것이겠는가? 신령을 접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종교적 願望(원망)이 담긴 글자인 셈이다. 이것이 후대에 欲情(욕정)이나 貪欲(탐욕) 따위의 의미로 쓰이게 되면서 본래의 뜻은 잊혔다. 아마 인문주의적 문화의 성격이 두드러진 주 왕조에 들어서면서 欲(욕)은 종교적인 의미가 탈색된 채 세속적인 의미로 쓰여 富貴(부귀) 곧 많은 재물과 높은 지위를 바라는 욕망을 가리키는 글자가 되었을 것이다.

‘논어’ ‘里仁(이인)’편에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여귀, 시인지소욕야) 곧 “부유함과 귀함, 이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보인다. 공자도 사람들이 모두 바라는 것이 부귀(富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공자 자신도 부귀를 바랐다. 다만,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곧 “올바르지 않으면서 부유해지고 귀해지는 것,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다”고 말해 떳떳하게 부귀를 얻으려 했을 뿐이다.

공자는 늘 소인을 경계하라 했는데, 그것은 소인이 올바름을 버려두고 부귀만 얻으려 덤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소인이 관직을 차지하면서 세상은 혼탁해지고 민중의 삶은 간당간당해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