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난(隹-11)얻을 득(彳-8)의 지(丿-3)재화 화(貝-4)

다시 ‘죽간본’ 6-3을 보면, ‘欲不欲(욕불욕)’에 이어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가 나온다.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얻기 어려운 재화란 무엇이며, 이를 귀하게 여기는 이들은 누구인가?

노자는 지나친 기교를 꺼리고 경계했는데, 바로 그런 기교로 만든 물건들이 ‘얻기 어려운 재화’다. 기술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만 완성되는 물건, 이른바 寶貨(보화)를 가리키는데, 이런 것들은 당연히 실용적이지 못하며 백성의 삶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무릇 성인 곧 제왕이라면 이런 보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제왕이 이를 귀하게 여기면, 이 때문에 정작 살펴야 할 백성의 삶은 돌보지 않고, 오히려 그런 보화를 얻는 데에 백성을 동원해 백성이 밭 갈고 길쌈하는 일에 힘쓰지 못하게 만든다.

조광윤의 송(960∼1279) 왕조는 北宋(북송)과 南宋(남송)으로 나뉜다. 1126년에 수도 개봉이 금나라에 함락되면서 북방 지역이 금나라 수중으로 넘어가 강남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간 것이 남송이다. 이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이가 徽宗(휘종, 1100∼1125 재위)이다. 그는 神宗(신종, 1067∼1085 재위)의 열한 번째 아들로, 제위를 이을 순번이 아니었음에도 형인 哲宗(철종, 1085∼1100 재위)이 대를 이을 아들도 없이 25세의 나이로 갑자기 죽는 바람에 황제로 즉위했다.

그는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고 예술을 좋아했으나,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고 황제의 능력도 모자랐던 인물이다. 그러했으므로 그에게 황제 자리는 비싼 취미 생활을 위한 든든한 자금줄에 지나지 않았다.

휘종은 기이한 꽃무늬가 있는 花石(화석)을 좋아해 浙江(절강) 지역의 관리들과 백성을 닦달해 진기한 화석을 끊임없이 찾아내 도성인 개봉으로 옮기게 했다. 또 名木(명목), 名花(명화), 奇巖(기암), 珍石(진석) 따위를 그러모아 강남의 경관을 개봉에 재현하려고 백성을 착취하고 부역에 동원함으로써 백성의 삶을 결딴냈다. 민심이 흉흉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