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들 보(車-7)아닐 불(弓-2)잘할 능(肉-6)할 위(爪-8)

맹자는 사람에게는 타고난 능력과 지혜, 마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양능(良能)과 양지(良知), 사단(四端)을 말했는데, 이것들은 모두 민주주의 교육의 주요한 토대다. 노자는 이런 토대에 대해 자세하게 말하지 않고 넘어갔으나, 그가 ‘敎不敎(교불교)’를 말한 데에 이미 암시되어 있다. 또 ‘復衆之所過(복중지소과)’의 復(복) 한 글자에도 그런 뜻이 담뿍 담겨 있다.

復(복)의 오른쪽 부분인 复(복)은 무게를 재는 그릇을 주었다가 다시 받는 꼴의 글자다. 여기서 되돌아가다, 되돌리다는 뜻이 나왔다. 그렇다면, ‘복중지소과’는 사람이 허물을 지은 데서 다시 허물이 없던 데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되돌아감은 민중이 스스로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 통치자가 형벌로 위협하거나 억지로 가르쳐서 그렇게 되도록 한다는 것이 아니다. 민중에게는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어지는 구절을 보면, 이 뜻은 더욱 확실해진다. “是故聖人能輔萬物之自然, 而弗能爲”(시고성인능보만물지자연, 이불능위) 곧 “이러하므로 성인은 온갖 것들이 스스로 그러하도록 거들어줄 뿐 잘하게 부추기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성인은 통치자인 제왕을 가리킨다.

‘만물’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가리키니, 동물과 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여기에 포함된다. 동물과 식물이 저대로 다 살고 해와 달, 사계절이 저절로 갈마들듯이 사람 또한 스스로 그렇게 살아간다.

그것이 ‘萬物之自然(만물지자연)’이다. 이러한 이치를 통찰하지 못한다면, 갖가지 제도와 법률을 애써 고안하고 갱신하려 든다. 그러고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제도가 미비하고 법률이 성글어서 그런 줄 알고 또 뜯어고치거나 촘촘하게 다듬느라 有爲(유위)에 作爲(작위)를 거듭하지만, 그럼에도 과연 통치가 잘 되었던가?

오늘날 이토록 정치가들이 외치고 교육자들이 애쓰는데도 정치와 교육이 삐걱대는 이유는 그들이 自然(자연)을 모른 채 作爲(작위)를 능사로 삼거나 심지어는 虛僞(허위)와 僞善(위선)을 일삼기 때문이리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