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을 로(老-0)탐할 탐(貝-4)모두 전(入-4)잃을 실(大-2)

그런데 무위의 정치를 잘 했던 요 임금은 문득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있는지, 백성들이 어떻게 자신을 평가하는지 궁금해졌다. 아니, 정확하게는 공적을 인정받고 싶어졌다.

이는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바람이지만, 50년을 다스린 요 임금에게 그것은 그대로 老欲(노욕)이요 老貪(노탐)이다. 욕심이나 탐심이 생기는 순간, 무위의 정치에서 아득히 멀어진다. 무위의 정치가 멀어질 뿐 아니라 자칫 그 동안 쌓아왔던 공적도 虛事(허사)가 될 수 있다.

‘문자’ ‘정성’에서 “聖人之心, 日夜不忘乎欲利人, 其澤之所及亦遠矣”(성인지심, 일야불망호욕리인, 기택지소급역원의) 곧 “성인의 마음은 밤낮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으니, 그 은택이 미치는 곳 또한 멀다”고 말한 바 있으나, 이때의 마음은 결코 욕심이 아니라 깊고 큰 뜻이다. 요 임금도 그런 마음, 그런 뜻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마음에 틈이 생긴 것이다.

큰 뜻을 지니는 것과 욕심을 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욕심은 억지로 하고 애써 하는 마음으로, 일을 그르치는 빌미가 된다. 아무리 작은 욕심이라도. 흔히 ‘小貪大失(소탐대실)’을 운운하며 ‘소탐’을 경계하라는데, 노욕이나 노탐은 더 경계해야 한다.

老貪全失(노탐전실)! 늙어서 탐욕을 부리면 모조리 다 잃을 수 있다.제환공이 관중을 기용해서 30여 년 동안 패자로서 천하를 호령했다가 관중이 죽은 뒤 불과 3년 만에 간신들에 의해 굶어 죽고 제나라도 급전직하했던 일이나, 당 현종이 28년 동안 開元之治(개원지치)라는 성세를 이끌었다가 예순이 다 된 나이에 며느리 楊玉環(양옥환, 양귀비)의 미모를 탐하는 바람에 사사명과 안록산의 난을 초래하고 끝내 제국을 기울게 한 일을 보라. 작은 욕심도 무서운데, 늙어서 탐욕이라니!

천하의 이로움을 꾀했을 뿐, 욕심이 없었다. 그런데 노욕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으니, 그게 자신이 해왔던 무위의 정치를 허사로 만들까 요 임금은 두려웠다. 그래서 노탐으로 모든 것을 잃기 전에 순에게 양위했던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