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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160> 去欲而無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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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12 20:00:1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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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거(-3)바랄 욕(欠-7)말 이을 이(而-0)없을 무(火-8)

누구나 부유해지고 귀해지기를 바란다. 부유해지고 귀해지면 제 뜻대로 살고 행복해지리라 생각해서일 텐데, 참으로 그러한가?

부귀가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한다면, 근대 이전에 제왕들과 귀족들 모두 행복했어야 한다. 그들이 그러했던가?

아니,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갑질의 주인공들을 보라! 그들이 행복해서 갑질을 하는가? 혹은 갑질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가?

갖은 애를 다 써서 부유해지고 귀해진 사람이나 운이 좋아서 별 노력도 하지 않고 그렇게 된 사람이나 왜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할까?

혹시 갖고 싶은 것을 갖거나 가고 싶은 곳으로 가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을 행복이라 여기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오해요, 착각이다. 소비와 행복은 엄연히 다르다. 소비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으나, 소비가 곧 행복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부유해지고 귀해지는 일과 행복을 누리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 부유함과 귀함은 유위로써 얻는 것이지만, 행복을 누림은 무위로써 가능한 일이다.

달리 말하면, 부유함과 귀함은 유욕의 세계고, 행복을 누림은 무욕의 세계다. 그러니 유욕의 삶을 살던 사람, 그런 삶에 익숙한 사람이 갑자기 무욕의 삶으로 옮아갈 수 있겠는가?

참된 행복을 누리려면 ‘去欲而無欲(거욕이무욕)’해야 한다! 있던 욕심도 버리고 다른 욕심도 더 갖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앞서 인용한 글(<159>)의 “無爲者, 守靜也”(무위자, 수정야) 곧 “무위란 고요함을 지키는 것이다”는 말이 이런 뜻을 담고 있다.

고요함을 지키는 것, 그것은 부유해지고 귀해지면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다. 있던 욕심을 없애고 새로운 욕심을 갖지 않는 것을 이른다.
욕심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이나 바깥 사물에 휘둘리지 않아 시샘하는 일도 없고 남을 업신여기는 일도 없으며 다툴 일도 없다.

이런 삶은 얼핏 너무 고요해서 無味乾燥(무미건조)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것은 이치를 모르는 자의 인상일 따름이다. 무미해 보이는 거기에 바로 참된 즐거움, 진정한 행복이 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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