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 랄(土-5)위태할 급(土-4)먹을 식(食 -0)물건 품(口-6)

최근 온 나라가 찜통이 되어 밤마다 잠을 설쳐서 낮이면 졸리거나 무기력해지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런 무더위가 이어지니, 입맛도 영 쓰다. 더구나 뜨거운 불 앞에 설 엄두가 나지 않아 밥을 하고 찌개나 국을 끓일 마음이 싹 달아난 주부도 적지 않으리라. 그러잖아도 밥 대신 빵이나 라면을 먹는 이가 부쩍 늘고 햄버거나 피자, 치킨 따위로 식사를 대신하는 일이 흔해진 시절이 이미 되었으니, 입맛이 쓰기로서니 굶기야 하겠는가? 이렇게 밥을 대신할 먹을거리가 많아지면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도 생겼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날이 갈수록 아이들이 줄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그 수가 해마다 급격히 줄어든다고 너나없이 걱정들을 한다. 그러면서 정작 해야 할 걱정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학생들이 과연 무얼 먹고 지내는지,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 먹고 있는지에 대한 걱정 말이다.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도 그러하다. 곳곳에 먹을 것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었기에 걱정도 없고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그런 무관심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교육열의 나라, 대한민국이다. 이런 나라의 공교육이 이렇게 부실한 것도 참 이해하기 어려운데, 부실한 공교육을 사교육으로 메우려는 그 대단한 학부모들이 어찌하여 제 자식들을 그토록 부실한 식사로 내몰고 있는지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방과후학습이니 학원 공부니 해서 아이들을 그리 닦달하면서 정작 집에서 따뜻한 밥을 지어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을 함께 먹는 학부모는 많지 않은 듯하다.

어른보다 바쁜 아이들과 학생들은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좀 나으면 햄버거나 피자 따위로 저녁을 때운다. 그야말로 때운다! 점심도 급식을 먹으니, 아침을 거르지 않았다면 하루에 한 번 겨우 집에서 밥을 먹는 셈이다. 이러고서야 어찌 아이들과 학생들이 제대로 성장하겠는가?

물론 돈도 있고 세상에 먹을 것은 넘쳐나니, 얼마든지 좋은 것을 사 먹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좋다는 것이 대개 정크 푸드(Junk food), 중국어로 垃圾食品(랄급식품)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