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 선(魚-6)잘할 능(肉-6)알 지(矢-3)맛 미(口-5)

‘중용’에 공자가 한 말이 나온다. “人莫不飮食也, 鮮能知味也!”(인막불음식야, 선능지미야!) “마시거나 먹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참맛을 아는 자가 드물구나!”

한국인이 밥맛을 중국인보다 더 잘 안다고 하더라도 모든 한국인이 그 밥맛을 깊이 안다고 할 수는 없으며, 한국인이면 누구나 제대로 밥을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무얼 뜻하는가? 일상적인 일일수록 어렵다는 뜻이다. 날마다 먹는 밥이고 그 흔한 쌀로 밥을 지으며 방법도 간단한데 어려울 게 무엇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바로 그런 생각이 밥맛을 잘 모르게 하고 밥을 잘 짓기 어렵게 만든다.

눈을 돌려서 우리 일상을 돌아보라. 참으로 밥맛을 잘 아는 사람도, 밥을 잘 짓는 사람도 드물지 않은가!

우리 삶에서 이 밥처럼 가까우면서도 그 맛을 잘 모르는 것이 ‘말’이다. 누구나 말을 하고 살지만, 말을 잘 알고 말을 알맞게 할 줄 아는 이는 드물다.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할 말이 있으면 해야 한다. 할 말이 있음에도 속으로만 끙끙 앓으면 도리어 병이 된다. 표현의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너무 억눌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말을 해야 할 때인가 아닌가도 살펴야 하고, 말을 나눌 만한 상대인가 아닌가도 살펴야 하며, 어떻게 말을 해야 할 것인가 또한 살펴야 한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표현의 욕구가 다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하려면 이렇게 살펴야 한다. 이런 살핌은 곧 말맛을 알고 때를 알며 사람을 아는 과정이며 도를 터득하는 일이기도 하다.

‘논어’ ‘위령공’편에 나온다. “可與言, 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 而與之言, 失言. 知者不失人, 亦不失言.”(가여언, 이불여지언, 실인; 불가여언, 이여지언, 실언. 지자불실인, 역불실언) “말을 나눌 수 있는데도 말을 나누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을 나눌 수 없는데 말을 나누면, 말을 잃는다. 참으로 아는 자는 사람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