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유(月-2)이름 명(口-3)의 지(丿-3)어미 모(毋-1)

‘문자’ ‘道原(도원)’에 나온다. “殷富有名, 有名尊寵也; 貧寡無名, 無名者卑辱; 雄牡有名, 有名者章明也; 雌牝無名, 無名者隱約也; 有餘者有名, 有名者高賢也; 不足者無名, 無名者任下也.”(은부유명, 유명존총야; 빈과무명, 무명자비욕; 웅모유명, 유명자장명야, 자빈무명, 무명자은약야; 유여자유명, 유명자고현야; 불족자무명, 무명자임하야)

“아주 부유한 자는 이름이 있으니, 이름이 있는 것은 존귀하고 총애받는다. 가난한 자는 이름이 없으니, 이름이 없는 것은 비천하고 욕되다. 수컷은 이름이 있으니, 이름이 있는 것은 밝게 빛난다. 암컷은 이름이 없으니, 이름이 없는 것은 깊게 숨어 있다. 넉넉한 자는 이름이 있으니, 이름이 있는 자는 높고 낫다. 모자란 자는 이름이 없으니, 이름이 없는 자는 낮은 데 처한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이름이 있는 ‘有名(유명)’과 이름이 없는 ‘無名(무명)’은 오늘날에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한때 자수성가한 사업가를 대단하게 여겼는데, 요즘은 10년이나 20년 정도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치면서 뒤늦게 이름을 얻어 부와 명성을 거머쥔 배우나 가수, 요리사 등이 특히 조명을 받고 있다. 유명인은 드물고 무명인이 대부분인 세상에서 누구나 유명인이 되어 하루아침에 부유함과 존귀함,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므로.

유명 인사가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들을 20세기 들어서 ‘스타’라 불렀다. 스타는 말 그대로 어두운 밤하늘에 홀로 반짝이며 빛을 내는 그런 존재다! 반면에 그런 스타를 우러러보는 대중은 땅의 낮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이런 구분과 차별은 야만적인 문명의 산물일 뿐이다. 어디 어두운 배경 없이 별이 빛나던가? 낮은 데서 차곡차곡 쌓여 올라가 높아지지 않던가?

‘도원’에서 한 마디 더 보탰다. “有功卽有名, 無功卽無名, 有名産于無名, 無名者有名之母也”(유공즉유명, 무공즉무명, 유명산우무명, 무명자유명지모야) “공이 있으면 이름이 있고, 공이 없으면 이름이 없다. 그러나 이름이 있는 것은 이름이 없는 데서 생겨나니, 이름이 없는 것이 이름이 있는 것의 어미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