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천(大-1)사람 인(人-0)느낄 감(心-9)응할 응(心-13)

동아시아에서 ‘도’는 天道(천도)나 人道(인도)의 이름으로 먼저 나타났다. ‘春秋(춘추)’ ‘魯襄公(노양공) 9년’(기원전 564)에 “송나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두고 ‘左傳(좌전)’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宋災於是乎知有天道”(송재어시호지유천도) 곧 “송나라에 화재가 나니 이로써 하늘에 도가 있음을 안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이는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재앙이나 변괴 따위 현상이 천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감응하고 있다는 것으로, 일종의 신비적 이해 또는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인도와 천도가 서로 감응한다고 본다면, 천상의 변화를 살펴서 인간사의 변화나 추이를 예측하고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시 ‘춘추’ ‘魯昭公(노소공) 18년’(기원전 524) 여름 5월에 “송·위·진·정 네 나라에 화재가 났다”는 대목을 두고, ‘좌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夏五月, 火始昏見. 丙子, 風. 梓愼曰: ‘是謂融風, 火之始也. 七日, 其火作乎!’ 戊寅, 風甚. 壬午, 大甚. 宋·衛·陳·鄭皆火.”(하오월, 화시혼현. 병자, 풍. 재신왈: ‘시위융풍, 화지시야. 칠일, 기화작호!’ 무인, 풍심. 임오, 대심. 송·위·진·정개화)

“여름 5월, 대화성이 해질 무렵에 나타났다. 병자일(7일), 큰 바람이 불었다. 재신이 말했다. ‘이는 융풍(춘풍)으로, 화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7일 후에 화재가 일어날 것이다!’ 무인일(9일)에 바람이 심했다. 임오일(14일)에 바람이 더욱 심해졌다. 이 날에 송·위·진·정 네 나라에서 화재가 났다.”

지금 우리는 분명하게 안다. 비록 네 나라에서 동시에 화재가 났다고 해도 그것은 천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순전히 우연의 일치였거나 우연이 아니라면 조작이었을 것임을.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그런 큰일에는 ‘하늘의 뜻’이 개입되어 있으리라 여겼고, 그렇다면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그와 관련된 조짐도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불과 관계되는 火星(화성) 곧 大火星(대화성)이 나타난 일과 큰 바람이 계속 불었던 일을 거듭 거론한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