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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29> 憎愛之靡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10 19:49:45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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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워할 증 (心-12)사랑할 애 (心-9)의지 (丿-3)없을 미 (非-11)일정할 상 (巾-8)

노자가 말한 ‘天下貴(천하귀)’의 貴(귀)가 貴賤(귀천)이라 할 때의 그 귀함이 아님은 다들 아실 것이다. 이미 말했듯이 ’도‘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으며 인간의 가치 판단을 넘어선 대상이다. 그러니 귀하다고 말하든 천하다고 말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도가 그러하다는 것은 사물이나 현상도 그러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늘 이로움과 해로움, 귀함과 천함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를 갖다 대고서 인식하고 판단한다.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문인 李奎報(이규보, 1168∼1241)가 쓴 글에 ‘問造物(문조물)’이 있다. 제목은 ‘조물주에게 묻는다’는 뜻이다. 짧지만 매우 심오하고 노자의 사유와 잇닿아 있으므로 음미해 볼 만하다. 저자 자신인 ‘나’와 ‘조물주’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먼저 ‘나’가 조물주에게 이렇게 물었다. “夫天之生蒸人也, 旣生之, 隨而生五穀, 故人得而食焉; 隨而生桑麻, 故人得而衣焉. 則天若愛人而欲其生之也. 何復隨之以含毒之物?”(부천지생증인야, 기생지, 수이생오곡, 고인득이식언; 수이생상마, 고인득이의언. 즉천약애인이욕기생지야. 하부수지이함독지물?)

“대개 하늘이 사람을 낳을 때에 먼저 사람을 낳고 뒤따라 오곡을 낳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뒤이어 뽕과 삼을 낳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입을 수 있게 되었소. 그렇다면 하늘은 마치 사람을 사랑해서 살리려는 것 같소. 그런데 어찌 또 사람을 낳고 나서 독을 품은 것들을 낳았소?”

“大若熊虎豺貙, 小若蚊蝨蚤蝨之類, 害人斯甚. 則天若憎人而欲其死之也. 其憎愛之靡常, 何也?”(대약웅호시추, 소약문맹조슬지류, 해인사심. 즉천약증인이욕기사지야. 기증애지미상, 하야?)
“큰 것으로는 곰, 범, 승냥이, 추 따위와 작은 것으로는 모기, 등에, 벼룩, 이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심하게 해치고 있소. 이로써 보자면 하늘은 마치 사람을 미워해서 죽이려는 것 같소. 이렇게 미워함과 사랑함이 일정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이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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