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만 만(艸-9) 것물(牛-4) 갖추어질 비(人-10) 에어(方-4) 나아(戈-3)

공자는 “有敎無類”(유교무류) 곧 “가르칠 때 사람을 가리지 말라”고 가르쳤다. 無類(무류)는 신분이나 출신을 따져서 가르지 말라는 뜻이다. 공자 당시에는 귀족 신분이어야 비로소 예악을 비롯한 문물제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공자는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젖혔다. 배움에 뜻을 두고 찾아온 이라면 그가 미천한 신분이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실제 공자의 제자 가운데 상당수는 미천한 신분 출신이었다. 그렇게 보면, 공자는 누구나 배우고 익힐 능력이 있다고 본 것이 분명하다.

맹자는 공자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맹자는 性善(성선)을 주장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미덕이나 능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맹자’ ‘盡心 上(진심 상)’에서 “萬物皆備於我矣”(만물개비어아의) 곧 “온갖 것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고 말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맹자는 공자와 달리 또 순자와도 다르게 배움이나 가르침에 대해 별로 말하지 않았다. 이미 타고난 바탕이 대단하므로 애써 배워야 한다고 보지 않았던 것이다.

맹자가 말한 浩然之氣(호연지기)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있는 기운으로, 따로 배우고 익혀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억지로 기르려 해서는 안 되는데, ‘맹자’ ‘公孫丑 上(공손추 상)’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宋人有閔其苗之不長而揠之者, 芒芒然歸, 謂其人曰, ‘今日病矣! 予助苗長矣!’ 其子趨而往視之, 苗則槁矣. 天下之不助苗長者寡矣.”(송인유민기묘지불장이알지자, 망망연귀, 위기인왈, ‘금일병의! 여조묘장의!’ 기자추이왕시지, 묘즉고의. 천하지불조묘장자과의)

“송나라에 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해 싹을 뽑아 올린 자가 있었는데, 꽤 지친 채로 집에 돌아와서는 집안사람들에게, ‘오늘은 아주 힘들구나! 내가 싹이 자라는 것을 도왔어!’라고 말했다. 그 아들이 얼른 달려가서 보았더니, 싹은 그예 말라 있었다. 천하에 싹이 자라는 걸 돕지 않는 자는 적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