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랄 욕(欠-7) 부를 초(手-5) 스스로 자(自-0) 옭아맬 박(糸-10)

최근 사립 유치원의 연합 조직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줄여서 ‘한유총’)는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개원 연기 투쟁을 벌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유총이 교육부에서 추진한 에듀파인 도입을 극구 반대하면서 저지하려고 몸부림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것은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는데, 이를 저지하려고 무리하게 교육부에 맞선 것은 숨겨야 할 불투명성이 있었다는 뜻이다.

사실 회계의 불투명은 유치원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립학교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설립자나 그 직계가족으로 구성된 이사진이 전횡을 일삼는다고 하는 사립학교의 문제도 결국은 공금 유용이나 전용을 비롯해서 부실하고 불투명한 회계로 귀결되었다. 문제를 일으킨 이들은 늘 아무런 사익도 추구하지 않고 ‘교육사업’에 헌신하고 있는 사람을 매도한다며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데, ‘교육사업’의 이중적인 의미를 참으로 교묘하게 활용하는 그 재주란!

교육사업이라는 말은 공익을 중시하는 교육과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의 결합인데, 애초에 만나서는 안 되는 둘이었다. 처음의 설립 의도가 아무리 고상했다 해도 언젠가는 공익과 사익의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아니, 어쩌면 교육사업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개고기를 팔려는 속셈을 숨기고 양머리를 내건 羊頭狗肉(양두구육)이나 소머리를 걸어 놓고 실제로는 말고기를 팔려고 한 牛首馬肉(우수마육)이었는지도 모른다.

노자는 성인의 정치를 두고 “我欲不欲而民自樸”(아욕불욕이민자박) 곧 “내가 바라지 않으려 하니 민중이 스스로 수수해진다”고 말했다. 정치에서도 바라는 마음을 배제해야 하는데, 하물며 교육이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그것도 사사로이 이익을 구하는 마음에 물든다면 과연 그 교육이 순수하고 소박함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학부모의 욕심이 제 자식들을 경쟁과 소외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보라! 欲招自縛(욕초자박), 욕심은 自樸(자박)이 아니라 自縛(자박)을 부른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