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을 집(隹-4) 올바을 의(羊-6) 바소(戶-4) 생길 생(生-0)

유가의 仁義(인의)와 禮敎(예교)가 사람의 자연스러운 기운을 억누르고 자유로운 삶을 옭아매는 구실을 해왔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이는 사실이다. 그러나 본디부터 인의와 예교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특히 공자와 맹자에게 인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바탕이었다. 예교는 그런 바탕을 갖추도록, 좋은 기운을 지니도록 해주는 길이었다. 그러한 인의와 예교의 의미가 세월이 흐르면서 퇴색되었고, 심지어는 왜곡되었던 것이다.

다음은 ‘맹자’ ‘公孫丑 上(공손추 상)’에 나오는 대화다. 제자인 공손추가 뜻과 기운에 대해 묻자, 맹자는 대답했다. “志壹則動氣, 氣壹則動志也. 今夫蹶者趨者, 是氣也, 而反動其心.”(지일즉동기, 기일즉동지야. 금부궐자추자, 시기야, 이반동기심) “뜻이 오롯하면 기운을 움직이고, 기운이 오롯하면 뜻을 움직이지. 이제 자빠지는 것과 내달리는 것은 기운인데, 도리어 그 마음을 움직인다네.”

그러자 공손추가 “스승께서는 무엇을 잘하십니까?”하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我知言, 我善養吾浩然之氣”(아지언, 아선양오호연지기) 곧 “나는 말을 알고,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네”라고 대답했다.

공손추가 “호연지기란 무엇입니까?”라고 다시 묻자,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難言也. 其爲氣也, 至大至剛, 以直養而無害, 則塞於天地之間. 其爲氣也, 配義與道, 無是, 餒也. 是集義所生者, 非義襲而取之也. 行有不慊於心, 則餒矣.”(난언야. 기위기야, 지대지강, 이직양이무해, 즉색어천지지간. 기위기야, 배의여도, 무시, 뇌야. 시집의소생자, 비의습이취지야. 행유불겸어심, 즉뇌의)

“말하기가 어렵구나. 그것은 기운인데,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세므로 곧게 길러 해로울 게 없으면 하늘과 땅 사이를 꽉 채운다네. 그 기운은 올바름과 도리를 짝하는데, 이게 없으면 주리게 되지. 이건 올바름이 차곡차곡 모여서 생겨나는 것이지, 올바름을 갑작스레 한 번 행한다고 얻어지는 건 아니라네. 행동할 때 마음에 찐덥지 않은 게 있으면 역시 이 기운이 없어서 주린 거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