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할 배(酉-3)올바를 의(羊-7)더불어 여(臼-7)길도(辶-9)

浩然之氣(호연지기)! 이 기운은 본래 사람이 지니고 있던 기운이다. 맹자는 이 기운이 하늘과 땅 사이를 꽉 채운다고 말했는데, 본래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퍼져 있는 기운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노자가 말한 道(도)의 속성을 고스란히 지닌 기운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왜 이 기운을 새삼스럽게 곧게 길러서 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는가? 어린아이 시절을 지나면서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맹자가 “以直養而無害”(이직양이무해) 곧 “곧게 길러서 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데에도 이런 뜻이 담겨 있다.

본래 지니고 있었던 기운이라고는 하지만, 되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단박에 그런 기운을 얻으려는 욕심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바람에 “配義與道”(배의여도) 곧 “올바름과 도리를 짝해야 한다”는 근본 원리를 놓치는 일이 많다. 물론 기운은 사람의 마음과 몸을 움직이는 힘일 뿐이라고, 그러니 올바름이나 도리 따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맹자가 말한 올바름과 도리는 노자가 그토록 꺼려하는 작위와 위선으로서 지식이나 윤리, 예법 따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잃어버린 자연의 균형과 조화를 인간 세상에 다시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이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일 뿐이다. 이를 체득한 군자는 작위하지 않는다. ‘맹자’ ‘盡心 上(진심 상)’에서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夫君子所過者化, 所存者神, 上下與天地同流, 豈曰小補之哉?”(부군자소과자화, 소존자신, 상하여천지동류, 기왈소보지재?) “저 군자가 지나가는 곳은 저절로 교화되고 그가 머무는 곳에는 신묘한 일이 일어나 위로는 하늘과 아래로는 땅과 더불어 함께 흘러가니, 그가 세상에 보탬이 되는 것이 어찌 작다고 하겠는가?”

군자는 하늘과 땅과 함께 흘러가는 존재라 했으니, 노자가 말한 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꾸준히 올바름과 도리를 짝하면서 호연한 기운을 내면에 갈무리했기 때문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