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될 망(女-3)갈행(行-0)사람 자(老-5)헤맬 미(辵-6)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檢察(검찰)은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국가 최고 법집행기관으로서,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 개개인과 사회 및 국가를 보호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런 검찰이라면 당연히 치우침이 없이 公明(공명)하고 公平(공평)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공명하고 공평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검찰 스스로는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자부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애초에 정경심 교수를 표창장 위조로 기소하면서 쓴 공소장을 변경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위조된 표창장 원본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소했음을 검찰 스스로 드러냈는데, 그러고도 공정하다 말할 수 있는가? 다만 ‘의혹’일 뿐인데도 그 딸과 심지어 아들까지 소환해서 두 사람의 인생을 탈탈 터는 짓이 참으로 공정한 수사인가? 여전히 ‘의혹’만 난무하고 있는데, 과연 그 일가가 그토록 심대하고 위중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적어도 연루된 것인가? 김학의 사건이나 장자연 게이트, 버닝썬 게이트는 아무런 ‘의혹’도 없는 ‘가벼운 사건’이어서 조국 장관 일가를 수사하듯이 수사하지 않은 것인가?

사모펀드와 관련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무엇 하나 분명한 사실은 나오지 않은 채, 의혹만 부추기는 기사들만 언론과 방송을 도배했다. 이제 조국 일가가 운영해 온 웅동학원의 의혹을 다시 집중 조사한단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사의 亂脈相(난맥상)을 드러냈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한비자’ ‘解老(해로)’에 나온다. “凡失其所欲之路而妄行者之謂迷. 迷則不能至於其所欲至矣.”(범실기소욕지로이망행자지위미. 미즉불능지어기소욕지의) “이르고자 하는 곳으로 가는 길을 잃고 헛되이 행동하는 것을 ‘헤맨다’고 한다. 헤매면 이르고자 하는 곳에 이를 수 없다.” 검찰도 가고자 하는 곳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지금 헤매고 있는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