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천(大-1)반드시 필(心-1) 따를 종(彳-8) 그지(丿-3)

‘事天(사천)’은 문자 그대로는 ‘하늘을 섬긴다’는 뜻인데, 중요한 것은 ‘하늘’이 무얼 가리키는가 하는 점이다. 노자의 글에서 하늘은 대체로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물리적인 하늘을 가리킨다. 만약 물리적인 하늘을 가리킨다고 본다면, ‘事天(사천)’은 원시나 고대 신앙 행위나 제의 행위가 되어버린다. 이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노자가 말하고자 한 바로 보기는 어렵다.

또 하나는, 天道(천도) 또는 天理(천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해석이 무난해 보이지만, 이어지는 구절들을 볼 때 적절하지 않다. 뒤에 오는 ‘早服(조복)’은 ‘일찌감치 따른다’는 뜻인데, 따르는 대상이 천도나 천리다. 따라서 앞의 ‘천’을 두고는 ‘섬긴다’고 했다가 뒤에서 다시 ‘천’을 생략한 채 ‘따른다’고 표현하는 것은 매끄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맥 또한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天(천)’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가? “民心(민심)이 곧 天心(천심)이요, 천심이 곧 민심이다”는 당대의 일반적인 인식에서 바라보는 것이 타당하리라 생각한다.

유가의 고전인 ‘尙書(상서)’에도 “天佑下民, 作之君, 作之師”(천우하민, 작지군, 작지사) 곧 “하늘이 저 아래의 백성을 도우려고 군주를 만들어주고 스승(관리)을 마련해 주었다”는 표현이 나오고, 또 “天矜于民, 民之所欲, 天必從之”(천긍우민, 민지소욕, 천필종지) 곧 “하늘은 백성을 아끼므로 백성이 바라는 것은 하늘이 반드시 따랐다”는 표현도 나온다. 이런 표현은 周(주) 왕조의 통치 이념이자 통치 기반이었고, 통치나 정치가 철저히 人道(인도)요 人文(인문)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비록 허울뿐인 말이라 해도 백성을 하늘의 자식으로, 군주와 관리들을 하늘의 대리인으로 보는 관점은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이었다.

노자는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백성을 ‘다스림’의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도덕경’을 가지고 ‘민주주의의 길’을 이야기하는 것도 노자의 이런 인식에 말미암은 것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