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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96> 不知其統

본줄기는 알지 못한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20 20:03:0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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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불(一-3)알지(矢-3)그기(八-6)큰 줄기 통(糸-6)

‘순자’ ‘非十二子(비십이자)’에 나온다. “어떤 이들은 선왕의 법을 얼추 본받기는 했으나 그 본줄기는 알지 못하며, 그런가 하면 재주가 대단하고 뜻은 크지만 견문이 이리저리 뒤섞여 있다. 지난 일을 상고하여 학설을 만들고는 그것을 오행이라 부른다. 아주 치우쳐서 조리에 맞지 않고, 넌지시 감추고는 밝히지 않으며, 막히고 간략해서 알맞은 해명이 없는데, 그럼에도 언사를 꾸며서는 그런 주장을 아주 공경하며 말하기를, ‘이야말로 참으로 앞선 군자의 말이로다’고 한다. 자사가 앞서 주장하고, 맹자가 그에 화답했다.”

‘不知其統(불지기통)’ 곧 ‘본줄기는 알지 못한다’고 순자는 말했다. 이는 공자의 學統(학통)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나머지 비판까지 아울러 생각해보면, 자사와 맹자는 형편없는 학자이며 전혀 儒者(유자)로 볼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런 비판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자사나 맹자가 공자와 사뭇 다른 독창적인 사상을 내세웠다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하다.

그러면 맹자를 비난한 순자 자신은 공자의 학문을 그대로 따랐는가? 아니다. 순자의 사상에는 道家的(도가적) 요소와 法家的(법가적) 경향이 다분하다. 유가를 중심으로 도가와 법가 사상을 아우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자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것, 맹자의 견해에 정면으로 맞서는 주장도 적지 않다. 바로 그러한 점이 순자의 개성이었으며 독창성이었다. 순자도 이전의 학문을 아무런 의문이 없이 의심하지 않고 그저 따르기만 한 학자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맹자와 마찬가지로 絶學(절학)했고, 절학했으므로 독창적인 사상가가 될 수 있었다.

대체 절학이 무엇이기에 독창성으로 이어진단 말인가? 절학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어떠한 권위도 인정하지 않고 의심하는 것을 이른다. 스스로 경험을 통해 사실을 확인한다는 뜻이다. ‘不知其統(불지기통)’이 이를 의미한다. 둘째는 자신이 배워서 알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상황과 현실은 끊임없이 변하므로 늘 새로운 시각이나 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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