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할 익(皿-5)그것 지(丿-3)말 이을 이(而-0)덜손(手-10)

왜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꽃인가? 寵愛(총애)받은 인간들의 傲慢(오만)과 獨善(독선)을 경계하거나 제동을 걸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기 때문이다. 총애를 한 번, 고작 한 번 받았음에도 그 총애가 식지 않고 이어지리라 착각하는 사람들, 그들이 정치가다. 총애의 크기가 클수록 그런 착각을 하기 쉽다. 정치인은 총애를 받지 않아도 받는 것처럼 虛勢(허세)를 떨거나 착각하는 존재들인데, 총애를 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무슨 일까지 벌일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선거를 치를 필요가 있다.

‘문자’(文子·노자의 사상을 부연한 후대의 책)의 ‘符言(부언)’에 나온다. “德少而寵多者譏, 才下而位高者危, 無大功而有厚祿者微. 故物或益之而損, 或損之而益.”(덕소이총다자기, 재하이위고자위, 무대공이유후록자미. 고물혹익지이손, 혹손지이익) “덕이 적으면서 총애를 많이 받는 사람은 꾸짖음을 받게 되고, 재능이 낮으면서 지위가 높은 사람은 위태롭게 되며, 큰 공이 없으면서 두터운 녹봉을 받는 자는 미천해질 것이다. 그래서 사물은 혹 더해지는 것 같아도 덜어지는 것일 경우가 있고, 덜어지는 것 같아도 더해지는 것일 경우가 있다.”

세상에는 꾸짖음을 받으면서도 잘못을 돌아보지 못하는 자도 있고, 위태롭게 되었음에도 못 알아차리는 자도 있으며, 작은 공조차 없어 언제 미천해질지 모르는 처지임에도 총애가 이어지리라 오판하는 자도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자가 선거에서 선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선거를 무용하다며 폐기할 수 없다. 그런 모순이나 부조리 또한 인간사의 한 모습이기에. 그리고 그 속에서 다듬어 가는 것이 민주주의이기에.

이번 총선에서도 총애를 새로 받았거나 다시 받은 이가 적지 않다. 그들 가운데는 분명히 자격이 불충분함에도 요행으로 총애를 입은 이들도 있다.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 이 총애가 자신들의 야비함이나 무능, 무도함 따위 본색을 국민에게 드러내는 계기일 수 있음을. 益之而損(익지이손), 더해지는 것 같아도 덜어지는 것일 수 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