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탑, 팁스·연계사 입주 쇄도
- 작년 1600억 국책 예산 확보
- "4차산업혁명은 시대 흐름
- 특화된 프로젝트 준비해야"

지역산업진흥계획 수립 4년 연속 최우수, 전국 테크노파크 경영실적평가 2년 연속 최우수, 산업기술단지거점기능지원사업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지난해 연말 부산테크노파크가 받아든 성적표다. 이를 통해 부산테크노파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표창 등 상복도 터졌다. 상뿐만 아니라 국비 인센티브 등 금전적인 보상도 두둑이 챙겼다. 이처럼 부산테크노파크가 발군의 성과를 낸 중심에는 2014년부터 테크노파크를 이끌고 있는 김태경 원장이 있다.

	김태경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부임 후 산하 13개 센터의 기획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 많은 정부 사업을 따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민철 기자

김 원장은 부산테크노파크가 이 같은 성과를 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을 기획해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원장 부임 이후 부산테크노파크는 특색 있는 사업을 숱하게 만들어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4월 문을 연 센텀기술창업타운(센탑)이다.

센탑은 서울의 창업투자사를 부산으로 영입해 3개의 TIPS(중소기업청 창업보육 프로그램) 운영사를 입주시키는 한편 연계투자를 위해 벤처 투자의 일종인 마이크로 벤처캐피털(VC), 엑셀러레이터, 크라우드 펀드 등 5개 투자사를 입주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김 원장은 "센탑은 자기가 가진 상상력이나 기획력이 실제 생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자금 조달부터 기획, 마케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창업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센탑에는 지금까지 1만4000여 명이 방문해 시설을 이용하거나 실제 창업까지 이뤘다. 테크노파크 내 본인 사무실은 물론 산하 13개 센터 및 본부 사무실을 뒤로 하고 센탑을 인터뷰 장소로 정한 것만 보더라도 이곳에 대한 김 원장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부산의 강소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키워내는 부산형 히든챔피언 육성사업과 '프리 월드 클래스' 육성사업 역시 부산테크노파크만의 특색 있는 사업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 기업 50개 중 부산 기업이 10개로 비수도권에서는 가장 많이 선정됐고, 글로벌강소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된 기업도 11개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에는 가장 많았다. 김 원장은 "독일 경제가 강한 것은 '허리'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많이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이지만 산자부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사업을 기획해 부산으로 가져오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3D 프린팅 종합지원센터 구축', 해양수산부의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이동형 시험설비 구축사업' 등을 부산에 가져왔고, 올해도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역전략식품산업 육성사업' 등 굵직굵직한 국가 R&D 사업을 기획해 16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했다. 김 원장은 "부산테크노파크가 예전에는 산자부의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역할에 그쳤다. 상당히 수동적인 기관이었다"면서 "부임 후 산하 13개 센터로 하여금 자체 기획 기능을 키우도록 하면서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기관으로 변모했고, 많은 사업을 따내는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김 원장은 인터뷰 내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거기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부산테크노파크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2015년부터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지역에 특화되고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또 올해 초 7개 부속센터를 3개 사업실로 통합·운영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기술 대부분이 현재 수도권 기업에 집중돼 있어 지역은 역량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테크노파크가 중심이 돼 지역 기술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961년 부산 출생인 김 원장은 부경대 교수, 동남발전연구원장, 부산매일신문 논설위원, 특허정보진흥센터 소장 등을 거친 경제 전문가로 2014년 10월 민간 전문가로 출신으로는 최초로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취임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