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전체 콘셉트 잡기부터
- 기획· 카피 작성 등 업무 많아
- 사생활 포기하는 경우 다반사
- 실무능력 함양해야 취업 유리

2000년대에 들어 멀티플렉스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영화는 20, 30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가 즐기는 소비재 상품이 됐다. 특히 2003년 '실미도'가 처음 천만 관객시대를 열면서 직접적으로 '영화'라는 상품을 관객에게 소비하고 소통하게 만드는 영화홍보마케터가 대학생들에게 인기 직종으로 떠올랐다. 1년 관객 2억 명 시대인 지금도 많은 대학생이 영화홍보마케팅의 세계에 뛰어들고자 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홍보마케팅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취업 정보는 어떻게 얻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장보경 회장(딜라이트 대표)을 만나 영화홍보마케팅의 취업문을 열 수 있는 조언을 들었다.

	장보경 회장은 "영화홍보마케터는 영화와 관객이 스킨십하는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역할자"라고 소개했다. 이용우 기자

1999년부터 이 일을 시작한 장 회장이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영화홍보마케팅 세계에 대한 환상부터 깨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영화마케팅 실장님이 종종 등장하면서 대학생들이 스타들과 파티에서 와인을 마시고, 해외 영화제를 다니는 등 장밋빛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업무량이 많아서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여담이지만 애인과 헤어지거나 친구들과 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영화홍보마케터는 어떤 일들을 할까? "영화 마케팅에 대한 전체 콘셉트를 잡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카피·보도자료 작성, 예고편·포스터 콘셉트 기획, 각종 행사 진행, 배우 인터뷰 진행 등 홍보와 마케팅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한 편의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영화와 관객이 스킨십하는 모든 것을 맡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 회장은 영화홍보마케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읽을 것을 권했다. "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의 영화가 언제 개봉하는지 몇 개월 전에 알 수 있다. 그 영화의 내용을 보고 영화 마케팅 기획안과 포스터나 예고편 카피를 작성하고, 실제 그 영화가 개봉에 맞춰 어떤 마케팅과 홍보를 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면접은 물론 실무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며 실무능력 함양을 위한 능력 개발도 주문했다.

실무적인 것 외에는 "사람 많이 만나는 것을 힘들어하면 안 되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영화홍보마케터들은 대기업 영화 투자·배급·수입사 사람들, 영화감독, 영화제작사 대표, 프로듀서,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 편집 디자이너, 사진작가, 배우, 매니저, PPL 제품 관계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가장 예민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영화홍보마케팅사는 20여 개 정도로, 필요한 직원은 수시로 취업공고를 통해 구한다. "취업관련 사이트보다 '씨네21'과 같은 영화전문지 공고란을 선호한다.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포커싱을 맞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 한 가지, 여성영화인모임이나 한겨레 문화센터 등에서 열리는 영화홍보마케팅 강좌를 듣는 것을 권했다. "현역 영화홍보마케팅사의 대표나 현역 마케터들이 강의를 하기 때문에 실무능력을 배우는 것 외에 다양한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고, 눈에 띄는 수강생을 스카우트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참고로 현재 여성영화인모임은 오는 3월 7일부터 시작하는 '영화홍보마케팅 워크숍'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 회장은 "요즘 경력 있는 영화마케터를 구하기기 쉽지 않다. 그만큼 이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참여한 영화가 한 편 개봉될 때마다, 자신이 쓴 카피나 보도자료가 다양한 매체에서 보일 때마다 느끼는 보람도 크다"는 말과 함께 "연봉도 과거에는 낮았지만 현재는 대기업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일반 회사 정도 수준은 된다"며 영화홍보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