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위판액 1936억 원
- 지구별 70개 수협 중 1위
- "올해도 김 수출 전망 밝고
- 자본잠식 금액 크게 줄어
- 향후 2년 내 정상화 기대"

"640억 원 이었던 자본잠식 금액이 올해까지 100억 원 이하로 줄어 들고 내년 혹은 내후년이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양정명 부산시수협 조합장은 "자본잠식으로 조합원들을 제대로 챙기기 못해 안타까웠다. 수년 내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효 기자

9년 전부터 이어진 부산시수협의 자본잠식과 관련한 양정명(58) 조합장의 대답이다. 1922년 부산어업조합으로 출발한 부산시수협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전국 최고의 우량 수협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이후 다대 주상복합건물 상가 투자 손실로 303억 원, 중도매인 부도로 인한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으로 157억 원 등의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자본잠식 상태다.

"전임 조합장도 많은 노력을 했고,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덕분에 2013년 조합장을 맡은 이후 자본잠식 금액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본잠식으로 인해 조합원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 특히 아쉽다고 했다. 과거에는 지도사업비가 12억 원 정도 됐지만 지금은 3억6000만 원으로 줄어 태풍 등 재해 피해나 어구 유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는 수년 내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위판액이 1936억 원으로 전국 지구별 수협 70개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년 대비 124억 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사실 '지구별 수협 위판액 1위'는 새로운 타이틀도 아니다. 오랜 기간 1위를 이어오다 한두 해 다른 수협에 그 자리를 내주다 되찾아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판액 1위의 일등공신은 오징어와 김이었다. 양 조합장은 "오징어의 경우 물량은 줄었지만 품귀현상으로 인해 위판액이 크게 늘었고, 김은 수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수협은 이 기세를 잇기 위해 낙동김을 상품화했다.

"낙동김의 품질은 전국 최고입니다.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어서 지금까지 비교적 거친 질감의 완도김과 섞여 제품화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100% 낙동산 김으로 구운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낙동김은 새로운 부산지역 특산물로 부산어묵과 고등어에 이어 흥행 돌풍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 수출액은 2010년 1억 달러를 달성한 후 지난해 처음으로 3억5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양 조합장은 "수출 전망도 밝다"고 했다.

양 조합장은 늘 현장을 챙긴다. 2800여 명의 조합원과 23개의 어촌계가 속해 있기 때문이다. 관할 면적도 넓어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타 지역과 달리 부산에는 김·미역 양식뿐 아니라 낙동강에서 붕어·잉어 등의 내수면 어업, 도다리·전복 등의 연안 어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만큼 조합원의 민원이 많고 까다롭다.

양 조합장이 들려주는 현장 방문 사례 하나. "용호동어촌계 어민들은 숭어 도다리 등을 현장에서 직접 팔면 수익도 늘고 시민들도 싸게 살 수 있어요. 전제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지자체나 정부에서 공유수면점용허가와 하수처리시설 등을 지원해줘야지요. 지금 그걸 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토박이로, 부경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한 그는 2015년 3월 재선에 성공한 후 오는 11일이면 4년 임기 중 절반을 보내게 된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