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준비 기간 짧아 초비상
- V자 손가락 투표인증샷 허용
- 정책터널·선거열차 운행
- 시민 선거 참여 독려할 것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갑작스레 맞이한 19대 대통령 선거가 어느덧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평소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준비 기간이 6개월여에 달했다면 이번엔 60일이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초단기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선관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선에서 뛰는 사무처 직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주말도 반납하고 선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 구영명 홍보과장은 "선거 기간이 짧은 만큼 공보물 등을 꼼꼼히 살펴 투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시선관위 구영명 홍보과장은 "탄핵이 기각되거나 인용될지 확신할 수 없어 우선 선거를 치를 기본적인 대비만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탄핵 직후 선거일이 바로 지정되지 않아 혼란이 컸다. 구 과장은 "날짜가 확정돼야 투표소로 사용할 건물을 빌리고 인쇄물 등을 찍어낼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거 기간이 짧은 만큼 각 캠프에서 조금이라도 표를 더 모으기 위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벌일 확률도 높다. 구 과장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빈발할 우려가 있어 중점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인터넷 등에서 유포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이 지난 대선과 다른 점은 투표소에서 브이(V)나 엄지를 드는 자세를 취하고 '인증샷'을 찍어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선거에서는 손가락을 들고 자세를 취하는 것이 특정 번호의 후보를 지지한다는 표현으로 인식돼 선거법을 위반한다고 판단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는 손가락 인증샷을 찍은 이후에 이를 문자메시지 등으로 보내거나 SNS에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는 것은 안 된다. 또 이전 대선 때는 투표 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지만 이번 대선은 보궐선거 형태를 띠는 만큼 투표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확대된다.

이제 선거일이 확정됨에 따라 촛불·태극기 집회에서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피켓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구 과장은 "이미 사전안내도 했다. 집회 때처럼 구호를 외치면 이제 선관위에서 단속한다"며 "선거는 공정성과 자유로움이 공존해야 하는 만큼 그런 부분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선관위는 '달리고 열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이번 대선을 홍보한다. 선거 전까지 시민 방문이 많은 시민공원에 정책터널 등을 조성하고 최근 개통한 동해선 열차를 '아름다운 선거 열차'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영도대교 도개 행사 등을 활용해 부산시민의 선거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다음 달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후보자 등록 신청이 진행되고 25일부터 30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진행된다. 5월 4일부터 5일까지 사전투표소 투표가 시행되고 9일 본 투표가 진행돼 다음 날 새벽께 대선 최종 결과가 나온다. 19대 대통령의 임기는 5월 10일부터 시작해 5년 뒤인 2022년 5월 9일까지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19대 대통령의 임기만료 70일 전인 날 이후 첫 수요일에 치르는 만큼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구 과장은 "기존 대선 참여율은 70% 정도다. 탄핵 등 이슈로 이번 대선 참여율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선거 기간이 짧지만 그만큼 유권자들이 TV토론도 잘 시청하고 공보물들도 꼼꼼히 살펴 후보자를 잘 검증해 투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