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소기업 판로 확대 지원
- 기부 등 지역공헌 사업 지속
-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으로"

- 부산 출신으로 임원자리 올라
- 영화 등 예술에 남다른 관심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운용 부지로 제공하면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처로 올 상반기에만 피해 규모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보복을 노골화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롯데는 이 일을 계기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더 큰 손해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한 감동훈(44) 롯데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산센터장은 "기업의 이익이 국가의 안보(이익)에 우선할 수 없다는 기업 철학이 이 같은 '애국적 결단'을 가능케 했다"며 "이 일로 중국인에게는 그들의 불편한 심기를 이해하고 기다려준 '고객중심' 회사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감동훈 부산센터장은 "롯데그룹은 위기 속에서도 경영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 등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에 드리운 암운은 사드뿐만이 아니다. 그룹 신동빈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내부적으로도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라는 데 입을 모은다. 감 센터장은 "2014년 제2롯데월드 안전성 논란, 2015년 경영권분쟁, 2016년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에 이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검찰 조사 및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창사 이래 이런 위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위기들이 롯데그룹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경영 투명성 확보와 준법경영 등 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유례없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지역 공헌 사업은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인 롯데는 지난 2년간 허니스푼(꿀) 슈즈플러스(부산신발) 청성식품(K팝콘) 승인식품(참기름) 등 이곳에서 발굴된 상품의 판로지원에 적극 나섰다. 덕분에 이를 통한 매출은 지난해에만 15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화 도시 부산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도 자랑할 만하다. 지난해에만 총 11편의 영화에 투자가 이뤄졌고 '마스터'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지난해 12월 기준 각각 관람객 500만 명과 1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신과 함께'를 비롯해 '보안관','Home','괴물들' 등 4편의 영화가 창조영화펀드 지원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그러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경제공약인 탓에 존폐의 갈림길에 선 것은 주지의 사실. 이에 감 센터장은 출발이 어떠했든 간에 창업 및 스타트업 지원이 열악한 우리나라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권과 관계없이 이어져야 할 사업이라며 계속 운영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할 젊은이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회사원을 꿈꾸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라며 "이들을 위해 대기업이 펀드를 만들고 창업대회를 실시하는 등 발굴 및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 센터장은 문화·예술 분야 지원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다면 시네마나 엔터테인먼트 계열을 맡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학생 시절 전통예술연구회라는 부산대학교 탈반 동아리에 몸 담으면서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입시까지 준비했을 정도로 문화·예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류열풍을 주도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부산 출신인 감동훈 롯데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산센터장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롯데에 입사, 줄곧 롯데마트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부터 커뮤니케이션팀 부산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