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관·민간 수상구조대원
- 600여 명이 안전감시 태세
- 이안류 단계별 대비책 마련
- 성수기 야간개장 다소 걱정

"올해도 해수욕장 '사망자 0명'에 도전합니다."

부산소방안전본부 허종만 수상구조대장은 "몰놀이 안전을 위해서는 해수욕장 이용객이 구조대원의 통제에 잘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지난 1일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 가운데 해운대, 송정, 송도해수욕장이 개장했다. 광안리해수욕장 등 나머지도 다음 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여름 피서객을 맞는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소방안전본부 특수구조단 허종만(57) 수상구조대장은 7일 만나자마자 올해 부산 해수욕장 안전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각오부터 다졌다. 허 대장은 "10년 넘게 축적된 노하우로 올해도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여름 부산 바다에는 국내외 468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대한민국 인구수에 달하는 인원이 부산 바다를 찾았지만, 소방 당국이 해수욕장 감시를 맡은 시간대에는 사망자가 없었다. 지난해부터 수상구조대장을 맡은 허 대장은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을 찾았는데 심장마비도 한 건 없어 천운이라 생각하고 있다. 올해도 이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라고 속내를 비쳤다.

그는 특히 이안류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파도와 달리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급속히 해류가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최근 2년 동안 144명이 이안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허 대장은 이안류 예측 시스템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위험' 4단계로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경계 때는 이안류가 발생할 수 있는 물길을 따라 부분적으로 입욕객을 철수시키고 위험 단계 때는 전원 철수하는 대책을 탄탄히 세웠다"고 말했다.

올해 해수욕장 안전과 관련한 복병은 하나 더 있다. 지난해 7월 11~24일 비수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밤 9시까지 실시했던 야간 개장이 올해는 성수기인 8월 1~15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허 대장은 "솔직히 걱정스럽다. 워낙 많은 분이 바다를 찾고, 기분에 취해 과하게 술을 드시기도 한다. 이런 분들이 밤중에 바다에 뛰어들어가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바짝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긴장했다.

허 대장은 수상구조대원들에 대한 믿음과 원스톱 구조로 돌파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부산 11개 소방서에서 수상구조대원으로 차출된 소방관은 195명이다. 여기에 437명의 민간수상구조대가 함께 해수욕장 안전을 맡는다. 그는 "차출된 소방관들이 라이프 가드 훈련은 물론 수중 잠수 훈련도 잘 마쳤다. 야간에는 시야 확보에 어려운 점이 많지만 대원들이 잘 극복해낼 것"이라고 신뢰를 표했다.

바다에서 펼쳐지는 임무 특성상 높은 피로도 해소도 관건이다. 물과 모래, 무더위 등과 싸우면서 활동하다 보면 평상시보다 에너지 소비가 배가된다. 그는 "수상구조대원들이 2시간마다 교대근무를 설 예정이지만 급속하게 쌓이는 피로도가 변수다. 직원들이 고생한 만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게 포상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름철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에 대해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물속에서 안전은 본인이 먼저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바닷속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정해진 입욕 시간에 따라 구조대원들의 통제에 잘 따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허 대장은 1990년 10월 공채로 소방관으로 임용돼 지난해 1월 수상구조대장으로 부임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