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현지 방문·법률 구조 등
- 사업 지원 자격조건 완화하고
- 선박 셋톱박스 설치 소통증진
- 외국인 선원 복지·인권 보장
- 올해부터 육상 직업 알선도

“선원들이 우리 센터를 알고 여러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류중빈 이사장은 “선원들을 위한 복지혜택을 강화하고 선원들 간의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셋톱박스를 많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순룡 선임기자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류중빈(58) 이사장이 3년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여러 목표 중 가장 강조한 내용이다. 센터는 선원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구인구직, 복지증진, 취업과 고용정보 수집 분석, 직업안정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 특수법인이다.

류 이사장은 “설립된 지 오래됐지만 선원들의 가족 친지들과 심지어 해양대 학생들조차도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때문에 선원들이 휴양시설, 장학사업, 레저체험 등의 혜택을 모르고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임 직후부터 센터와 추진하는 사업들을 홍보하는 데 적극적이다.

센터 한 직원의 말을 빌리면 류 이사장이 부임한 지난해 11월부터 직원들의 업무량과 강도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실제 센터는 기존의 선원가족 장학사업을 최대 3회에서 고등학생 3회와 대학생 4회 등 총 7회로 늘리고 원양어선원 가족 현지 방문, 휴양시설 이용, 법률 구조, 교통 편의시설, 외국인 선원 고충 상담 등 여러 사업의 지원 조건을 완화하거나 지원 금액 등의 혜택을 강화했다.

새로 추진하는 사업도 늘었다. 그는 “부산에 전국 선원의 60%가 있지만 이에 편중되지 않고 혜택의 수혜자를 늘리기 위해 오는 20일 포항, 27일 제주에 각각 지방사무소를 시범 설치·운영하고 목포 인천 동해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선원직을 기피하는 이유가 소통 단절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외항선박 10여 척에 셋톱박스를 설치해 모든 선원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며 “선원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부작용도 있다지만 외로움을 해소하는 등의 장점이 더 커 예산만 확보된다면 최대한 많은 선박에 셋톱박스를 설치해 선원들의 소통 기회를 늘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올해부터 선원들에게 육상 취업에 대한 소개도 강화했다. 류 이사장은 “그간 육상 취업은 선원법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불법 소개소가 많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센터가 육상 직업 소개 허가를 얻어 직접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선원의 복지와 인권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국내 선원 4만8524명 중 외국인이 9916명(20.4%)이었지만, 2016년에는 5만8992명 중 2만3307명(39.5%)으로 한국인 선원은 줄고 있지만 외국인 선원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류 이사장은 “이 추세를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복지를 강화해야 국가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운강국의 목표를 달성하고 국내 수산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하고 싶어도 법적 근거에 한계가 있고, 노령화된 국내외 선원의 의료보건사업 강화를 위해서도 선원법 개정과 함께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고흥 출신이지만 그는 부산과 인연이 깊다. 고교 졸업 직후인 1978년부터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부산에서만 20년 가까이 근무했다. 그 이후 해양수산부 연안계획과, 해양정책과 등에서 사무관으로 지내며 1995, 2009년 각각 모범·우수 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2016년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 명예 퇴직한 후 지난해 11월 센터 이사장 자리에 응모해 선출됐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