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자기 표면에 금·은 접목
- 자신만의 독창적 기법 개발
- 우아하며 세련된 천목 작품
- 최근 한국예총서 명인인증
- 37년 도예 외길인생 큰 영예

전통 천목(天目)도예에 자신만의 창의적 기법을 도입, 천목자기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도예명인 타이틀을 획득한 도공이 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삼덕로에서 현공도예연구소를 운영하며 창작에 열중하고 있는 안성모 도예명인을 20일 만났다.

안성모 명인이 아끼는 천목도예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안 명인은 최근 문화관광부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한국예총)가 주관하는 전통공예(도자기) 부문에서 명인인증을 받았다.

한국예총 명인은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는 창작물을 생산하는 예술인으로서 해당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를 해야 하는 등 대상자가 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심사도 통과해야 선정된다.

이 때문에 도예명인 자격을 취득한 도공은 경남에 손 꼽을 정도로 귀하다. 공인기관에서 예술성과 창의성을 인정한다는 의미여서 예술인에게는 큰 영예다.

안 명인은 천목도예의 창의성을 인정받아 명인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천목도예는 고열의 가마 속에서 도자기 표면이 다양한 화학 반응을 보이며 무궁무진한 문양과 색을 구현하는 데 주목한다. 그는 천목 도자기 표면에 순금·순은을 사용해 접목시키는 본인만의 독창적 기법을 개발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도 도예입문 초기에는 다른 사람처럼 분청, 백자 등 전통 도예 재현에 노력했다. 그러다 고려천목, 조선천목 등 우리 고유 천목도예 자료를 접하면서 천목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 분야에 정진, 자신만의 독창적 천목도예 세계를 개척했다.

그의 천목작품은 은은한 색깔에서 화려한 문양, 심플한 외양까지 다양하다.색다른 점은 일반 도예 작품과 달리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세련돼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천목 자기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유약과 산화철, 산화동 등과 같은 재료를 갖은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된 본인만의 데이터에 기반해 배합하고 가열 온도를 적당하게 조절하는 등의 노하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법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독창적 작품을 생산한다.

안 명인은 “천목도예에는 일반 도예와 달리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모양의 작품이 탄생하는 돌연변이가 있다. 이것이 천목의 묘미이자 매력이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의 경지에 오른 데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힘든 분야인 천목 창작에 몰두하면서 무수한 실패를 거듭했다. 안 명인은 “작품에 전념하다 보니 자연히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내가 너무 고생을 해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명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도예에 자질을 보였으며 1980년 부산의 공예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예의 길을 걸었다. 이후 부산국립공업대학교(현 부경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하며 예술적 감각을 키웠다. 37년을 도예 한 길을 걸은 셈이다. 이러한 외길 인생이 천목도예 분야에서 국내 독보적 예술세계를 개척한 밑거름이 됐다.

안 명인은 “전통 천목 도자기 표면에 순금·순은을 입히는 기술은 국내외 전시를 통해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벌여 전통 천목 도자기를 전승 및 발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명인은 1993년 양산에 정착해 한국미술협회 양산시지부 창립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양산시산업디자인발전위원회 위원과 양산미술협회 감사를 맡아 지역 예술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