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류장 섬지역 대폭 늘려
- 장기간 숙박형 투어 유도
- 마을 소득 창출 효과 기대
- 생활 요트·전문가 양성 역점

“누구나 요트를 타고 남해안 섬 투어에 나설 수 있도록 섬마다 소규모 요트 계류장을 설치해야 합니다.”

경남세일링연맹(경남요트협회) 구길용 회장이 섬지역 계류장 확대 등 요트 활성화를 위한 미래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현철 기자

지난달 27일 경남세일링연맹(경남요트협회) 제11대 회장으로 당선된 구길용(59) 회장은 “요트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요트 계류장 시설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중 취임식을 가질 예정인 그는 요트 활성화를 위한 미래 비전을 거침없이 밝혔다.

구 회장은 “요트를 타고 섬으로 가려 해도, 정박할 장소가 없어 섬 투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행정과 연계해 4년 임기 동안 각 섬에 요트 계류장을 하나씩 조성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드려냈다.

그는 배 댈 곳도 마련해 놓지 않고 경남 미래 산업으로 요트를 육성시키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고 잘라 말했다. 남해안 중 특히 통영은 ‘바다의 땅’이란 브랜드에 걸맞게 보석 같은 섬 57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정작 계류장을 갖춘 섬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차량의 경우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가나 점포가 외면 받듯이 요트 또한 마찬가지란 주장이다.

구 회장은 “현재의 요트 투어는 바다 위에서 섬을 쳐다만 보는 선상 관광에 그쳐 단시간의 체험형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계류장이 들어서면 섬에서 숙식을 하면서 또 다른 섬으로 투어하는 장기간 숙박형 투어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레 요트 인구가 늘 수 있는 데다 섬 주민들은 계류비를 받아 마을 소득창출 등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요트 산업에서 부산이 경남보다 한 발 앞서 있지만 결국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 경남이 국내 요트 거점지역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성 당항포의 경우도 파도는 잔잔한 반면 바람은 잘 불어 요트 적지로 판단되는 등 경남의 요트 미래는 밝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경남 요트 수장에 오른 만큼 연맹 본연의 임무인 꿈나무 육성과 요트 전문가 양성에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시·군 요트연맹 단합에도 가일층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산하단체로는 통영시세일링연맹, 통영 동원중·고 요트부, 거제시세일링연맹, 거제시청 요트부, 창원시세일링연맹, 진해요트클럽, 진주요트클럽, 사천요트연합회 등 9개 단체가 있다.

그는 요트가 호화 레저스포츠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점을 늘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엔진으로 달리는 파워요트의 경우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호화 선박이 있는 반면 순수 바람으로 운항하는 세일링요트의 경우 수천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3000만 원짜리 세일링요트를 열 명이 조를 이뤄 구입한다면 300만 원이면 자신의 요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운영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이미 대중화된 골프보다 사실상 저렴한 셈이다. 또 통영과 고성 등지에 요트학교가 운영 중이어서 언제든지 세일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여건이 마련돼 누구나 부담 없이 요트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요트가 대중화되려면 ‘생활 요트’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골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재미있고 매력 있는 요트를 즐겨야 한다”며 세일링에 한번 도전해 볼 것을 적극 권했다.

구 회장은 에어컨부품을 만드는 제조업으로 꽤나 재력을 모았다. 지금도 중국에 공장 두 개를 운영 중이다. 외국을 많이 다녀 본 그는 자연스레 요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요트 제조업에 직접 뛰어들까 고민할 정도로 요트 매력에 푹 빠졌다. 통영에 요트를 타러 왔다가 그 비경에 반해, 영운리 해안가에 ‘한산마리나호텔&리조트’를 건립해 운영 중이다. 김해와 산청에도 힐링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그는 “임기 동안 요트 선수 육성은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트 대중화에 힘을 기울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일링연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