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싸고 관광객 방문 많아
- 부산, 창업에 최적 조건 갖춰
- 상권 분석·전문 교육 제공
- 소상공인 성공률 올릴 것
-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 대기업과 협업도 적극 추진

“부산은 여러 지표를 봤을 때 창업을 하기에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낮은 소비력이나 고령화 등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물가와 관광도시라는 특수성이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우리 공단이 제공하는 철저한 상권분석과 전문적인 교육을 병행한다면 창업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원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울경본부장은 “기술개발 지원을 받은 지역 애완용품 협동조합은 수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지난 4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울경본부장으로 부임한 김원중(50) 본부장은 5개월 가까이 이곳에 근무하며 분석한 부산의 상권을 이 같이 말했다. 처음 부산에 와서 통계상 수치만 살펴봤을 땐 부산의 시장이 좋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역의 소비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교육비를 살펴봤는데 부산(학생 1인당 월평균 25만6000원)은 도시 규모에 비해 경기도 웬만한 도시보다 지출 수준이 낮고, 그만큼 가처분 소득도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인구가 많고 실업률이 높은 것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김 본부장이 지역시장의 잠재력과 창업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활발한 부동산 시장과 싼 물가, 관광도시라는 점이다. 그는 “부산은 최근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될 정도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크고 실제 집값 상승률도 높았다. 그만큼 자산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잠재된 소비력도 상당하다고 본다”며 “여기에 식당을 가더라도 수도권 물가의 80%에 불과해 소비 부담이 적고, 1년 내내 축제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방문객도 많아 서울, 제주 다음가는 관광시장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이 충분한 창업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뛰어들기보다는 공단의 신산업창업사관학교와 같은 전문 컨설팅을 통해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고 김 본부장은 조언했다. 현재 6기생이 교육을 받고 있는 신산업창업사관학교는 10개월 동안 교육, 체험점포 운영,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수마다 30명가량이 교육을 받으며 이 중 우수한 10명에게는 창업 자금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수자 가운데는 월 2000만~2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커피숍과 반찬가게를 차린 이도 있다.

김 본부장은 지역 애완용품 협동조합 사례를 들며 창업뿐만 아니라 기존 소상공인의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지원도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애견용품점을 운영하는 6, 7개 회원과 물류 및 디자인 전문가가 함께 만든 이 협동조합은 2015년 공단으로부터 1억 원 지원을 받아 물류창고를 만들었다. 그 이후 공동주문, 자체 제작으로 경쟁력을 키우면서 그해 3억 원 매출을 올리고 이듬해 6억 원, 올해는 러시아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 본부장은 자신이 부산에 있는 동안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역점을 두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창업사관학교로 우수한 소상공인을 길러내고 있지만, 좀 더 큰 시너지를 내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대전에 있는 공단 본부에서 일할 때 구미 선산봉황시장이 이마트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마켓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봤다. 정부 예산으로 하는 사업은 개별 점포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대기업과 협업으로 부산의 전통시장에서도 이러한 상생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4년 발족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국적으로 6개 본부와 59개의 센터를 갖고 있으며, 부울경에는 본부를 포함해 10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추경을 포함해 3조 원에 달하며, 향후 10년 동안 10조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경영안정자금 성장기반지원 등 직간접적인 금융지원업무를 하고 있으며, 창업 컨설팅이나 소상공인 특화지원센터 등 소상공인 직접지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본부장은 2014년 공단이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본부 창조혁신실장, 특성화지원실장을 두루 거쳐 지난 4월 말 부울경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