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동료 향한 열정·애정으로
- 평사원서 출발, 대표에 올라
- 서비스 강화로 고객 수준 향상
- 계열사 협의체 의장까지 맡고
- 힘든 이웃 돕는 삶에도 관심

“롯데호텔이 부산에 문을 열고 지난 20년 동안 지역 호텔업계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고객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이웃의 삶도 보듬을 수 있도록 계열사들과 함께 사회 공헌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부산롯데호텔 김성한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한류 마케팅 강화와 신규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부산롯데호텔이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호텔이 문을 열기 전부터 발로 뛴 원년 멤버이자 평사원에서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김성한(58) 대표는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내가 대리로 일할 때만 하더라도 직원을 ‘야’ ‘너’라고 부르는 투숙객이 더러 있었죠. 호텔의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거나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수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고객의 수준을 높이려 애썼어요. 지금의 부산롯데호텔은 그렇게 부대끼면서도 제 자리에서 한결같이 일해준 직원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호텔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다른 호텔에도 자극이 되면서 업계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자부했다. 호텔뿐 아니라 병원에까지 서비스 교육을 나갈 정도였다. 그는 “부산에 대규모 국제 행사나 주요 외빈 유치에도 힘을 보태는 등 우리가 지역 호텔업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한다”며 “직원의 복리후생 측면에서도 부산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렇듯 지역의 대표 특급호텔로 오랜 시간 버텨온 롯데호텔이지만 개관 20주년을 맞는 올해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부산 해운대 지역 신축호텔 객실이 1000개 가까이 늘어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주요 고객층인 일본인 관광객이 한반도 위기설로 수개월째 부산 방문을 주저하고 있어 고민이 깊다. 호텔 주력 상품인 한류 스타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 시장 개척 및 내국인 끌어들이기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 6월에는 김 대표가 직접 서울에 가서 길거리 판촉근무를 돕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사원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 판촉 동행에 앞서 고민도 있었지만, 기죽지 말고 다 같이 힘내보자는 차원에서 앞장서게 됐다”며 “내국인에게는 지역 관광을 무료로 해주는 ‘LTE ROAD’ 서비스 등 호텔에 오면 관광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부산지역 27개 롯데 계열사 협의체 의장직도 맡았다. 계열사마다 흩어져서 하던 사회 공헌 활동을 모아서 함께해보자는 뜻에서 지난해 초 결성했다. 대규모 김장 행사부터 부산시 소방본부와 함께 119 안전가옥 사업, 홀몸노인 집 개·보수 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신동빈 회장이 취임 후 사회 공헌 활동의 규모와 깊이가 크게 달라졌다. 특히 부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맘 편한 놀이터’ 1호를 지난 8월 동래구에 오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평사원에서 출발해 호텔 대표 자리에 오른 그에게 경영 철학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자신의 책상 위 아크릴 팻말에 적어놓은 ‘솔선수범 열정 애정’을 가리키며 차례로 설명했다. “솔선수범이 말이 쉽지 어려운 일입니다. 부지런하고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죠. 열정과 애정은 솔선수범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에요. 일에 대한 열정과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향한 애정이 힘들어도 한 번 더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됐습니다. 사원 시절부터 실천해오고 있는 이 세 가지가 지금까지도 내게 가장 큰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동성고와 부경대를 졸업하고 1984년 롯데삼강에 입사해 30년 넘게 롯데에서만 일한 ‘롯데맨’이다. 부산롯데호텔이 개관한 이후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지난 14일에는 모교인 부경대로부터 ‘자연스러운 부경인’상을 받기도 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