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이윤 창출 수단이 아닌
- 지역사회와 밀착·소통 필요
- 국제신문 ‘대안가족’ 기획
- 나아갈 방향 제시 좋은 모델

- 내년이면 센터 설립 10년
- 사회적책임 인식 확산 기대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에는 기업들 사이에 사정이 어려운 지역에 연탄이나 쌀 등을 단순히 후원하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서 벗어나 지역에 정말로 필요한 일을 하자는 변화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부산지역 기업들은 아직도 기존 일방적인 후원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 공헌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부산사회공헌정보센터 강영기 사회공헌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 특별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앞으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에 대해서 부산 사회공헌정보센터 강영기 사회공헌팀장에게 들어봤다. 사회공헌정보센터는 지역사회 기업이나 민간을 대상으로 사회공헌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2008년 설립됐다.

강 팀장은 “후원을 원하는 기업과 후원이 필요한 지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대외적으로 우리 센터를 소개할 때 기업과 지역을 잇는 허브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 지역과의 온도 차이로 소통에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이럴 때 센터에서 개입해 기업 입장과 지역 입장을 절충·조절하고 사회공헌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고 소개했다.

강 팀장은 “CSR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시기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부와 후원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 시기는 ‘CSR 1.0’ 시대이고 기업 종류와 특색에 맞게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한 것이 ‘CSR 2.0’ 시대다. CSR 2.0 체제에서는 기업들이 자신들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서로 더 튀고 더 주목받을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만 경쟁적으로 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래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CSR 3.0’ 시대다. CSR 3.0은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재무적 성과나 이윤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 기업이 지역과 더불어 더 잘살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설정해 나가는 것이다. 강 팀장은 “서울과 달리 부산은 시대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다행히 지역에서도 과거보다 사회공헌에 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부산 기업도 규모에 상관없이 조금씩 사회공헌 활동은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팀장은 센터 내에서 사회공헌 활성화와 관련한 실무를 담당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업무가 ‘사회공헌 박람회’와 ‘사회공헌 포럼’을 개최하는 것이다. 박람회에서는 부산지역 기업이 그동안 진행한 사회공헌 사업들과 센터의 성과 등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포럼은 매년 쟁점이 된 사회공헌 의제에 대해서 사회공헌 전문가나 비영리 단체 시민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강 팀장은 “올해 포럼 주제가 사회공헌 혁신에 관한 것이었다. 앞으로 부산 기업도 점차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 지역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국제신문에서 부산신항만주식회사(PNC)와 진행한 ‘대안가족’ 사업이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나아갈 방향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이면 센터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다. 강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이 특별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이 돼야 한다”며 “또 사회적 책임은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나 있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사회공헌 활동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