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3개 팀으로 신설
- 조례 만들고 ‘지원’에 초점
- 특별자금 1000억 원 조성
-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책 등
- 자영업자 관련 사업 전담

“소상공인은 경기·정책 변화에 타격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내년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많이 만들 것입니다.”

부산시 정봉한 소상공인지원단장은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의 근간”이라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최근 부산형 젠트리피케이션(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올라 영세상인이 쫓겨나는 현상) 방지 대책을 내놓은 부산시 정봉한(58) 소상공인지원단장은 이 같이 말했다. 소상공인지원단은 부산시가 골목상권을 이루고 있는 자영업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부산 골목상권 스마일 프로젝트’ 추진하는 전담 조직이다. 지난 7월 새롭게 꾸려진 조직으로 ‘소상공인정책’ ‘상생협력’‘전통시장활성화’를 지원하는 3개 팀을 두고 있다. 단장(4급·서기관)과 사무관(5급) 팀장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소상공인은 부산지역 사업체 수의 85%, 전체 근로자의 33.3%인 45만 명을 차지하고 있다.

지원단 운영은 부산시의 자영업 정책이 보호에서 지원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시는 조직을 신설하면서 ‘부산시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그전까지 부산시는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를 통해 자영업자가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렇지만 소상공인의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2015년 기준으로 27.8%에 그친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소상공인 4명 중 3명이 5년도 안 돼 사업을 접는 셈이다. 이 때문에 보호 위주의 대책은 소상공인들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상공인은 1인 사업자가 아닌 상시근로자 5인(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수업은 10인) 미만의 기업을 지칭한다.

정 단장은 “소상공인 관련 정책은 1999년 외환위기로 인한 실업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시작한 게 그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는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고유의 특색을 갖춘 전통시장과 상점은 지역문화를 지키고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소상공인 지원을 통해 뿌리 깊게 형성된 골목상권과 상점가가 활기차게 돌아가면서 지역공동체가 활력을 얻으면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범위한 업무를 고려할 때 조직 규모가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 단장은 “현재 시점에서 조직 확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소상공인 업종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타 부서에서 업종별로 지원하는 사업이 꽤 있다. 지원단은 이를 잘 정리해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가장 큰 성과로 부산희망 소상공인 특별자금 1000억 원 조성을 꼽았다. 그는 “자금으로 금융기관의 융자를 지원해 약 4000개사가 지원 혜택을 보고 있다”며 “2020년에는 규모를 2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지원단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소상공인과 협의해 임대료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한 건물주에게는 건물 리모델링비를 지원하고, 용적률을 올려주는 등 일종의 유인책이다. 정 단장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영세상인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며 “강제성은 없지만 급격한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상생 협력 모델 구축을 모색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 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는 현장밀착형 행정”이라고 강조하는 정 단장은 1984년 9급 행정직부터 시작해 시 건설행정과 일자리창출과 등에서 주요 업무를 맡아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