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예총 아카데미 발표회
- 시민 주체로 만든 예술무대
- 한국무용 댄스스포츠 등
- 다채로운 프로그램 자랑
- 사군자 작품 등 전시회도

찬바람이 매서웠던 지난 20일 오후 6시 ‘2017생활문화한마당’이 열린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의 무대 뒤편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실내를 가득 메웠다. 출연자들은 긴장을 떨쳐내려고 공연 속 같은 동작을 몇 번이고 연습하는가 하면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옆 사람과 쉴 틈 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해 이 무대에서 멋지게 자이브를 추는 학생들을 보고 버킷리스트였던 댄스스포츠 배우기를 시작했다”는 장예서 씨는 “40년 공직생활을 끝내고 새롭게 도전한 분야인데 첫 무대를 앞두고 기분 좋은 떨림이 있다. 춤과 함께한다면 여생이 즐거울 것 같다”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20일 부산 남구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린 ‘2017 생활문화 한마당’에서 장구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올해로 2회째를 맞는 2017생활문화한마당은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지역민과 예술로 소통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열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예술을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내가 또는 우리가 주체가 돼 예술을 만드는 활동’인 생활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했다. 무대에는 이곳에서 수년째 운영하는 예술아카데미 학생들이 오른다.

이날에만 세 개의 무대를 지도한 남선주 한국무용반 강사는 “생활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예술아카데미에서 가르친 내용으로 공연을 올리고 있다. 열흘 전부터는 학생끼리 따로 모여 새벽 1시까지 연습할 정도로 참가자의 열정이 대단하다”며 자랑했다. 첫 순서로 오른 한국무용반은 태평가에 맞춘 민요춤을 시작으로 굿거리장단에 따라 입춤, 남성적인 기품과 역동성을 담은 한량무를 선보였다.

민요춤에 이어 신명나는 장구공연을 펼친 팀도 열정으로는 뒤지지 않았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시간 외에 연습을 하려고 황령산까지 오른 그들이다. 수년째 아카데미를 다닌 이옥숙 씨는 “여럿이 내는 장구 소리가 크다 보니 연습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결국은 공연단끼리 황령산에서 장구를 치며 원없이 연습했다. 무대를 마치고 나니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든다”고 했다.

생활문화한마당에서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동주 시인의 민족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시도 선보였다. ‘서시’ ‘참회록’ ‘별 헤는 밤’ 등이 노래와 함께 소개됐다. 한국무용 댄스스포츠 시낭송 등으로 꽉 채운 공연은 노래교실에서 준비한 ‘보약 같은 친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댄스스포츠 공연을 펼친 부경대 공과대학 조우현 교수는 “고혈압 고지혈 등으로 몸이 안 좋아 시작한 댄스스포츠인데 이제는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몸이 건강해진 것은 물론이고 이러한 공연은 신선한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김동석 회장은 “생활문화는 우리 몸의 모세혈관과도 같다”며 “생활문화의 확산이 예술문화 저변 확충의 토대가 되는 만큼 부산예술회관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행사는 공연뿐 아니라 아카데미 회원의 전통혼례 포장과 사군자 작품도 20~22일 전시했다. 전시회에서는 전통혼례 포장을 중심으로 보자기 포장, 답례품 포장, 예단포장 등 다양한 포장기법을 소개하고 사군자를 비롯해 십이군자와 채색으로 이루어진 문인화와 한시 위주로 완성된 해서 행서 행초서 등 32점의 서예작품도 선보였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