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9개사 가입 전국 최대
- 올해 중소기업인대회서
- 협동조합 종합대상 수상

- 신년총회는 대학서 개최
- 산업 성장 가능성 홍보

“산업 현장과 대학·연구기관 간 실질적인 협업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정용환 이사장은 “기계조합과 대학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신년 총회를 지역 대학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재훈 전문기자

정용환(58)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이하 부산기계조합) 이사장은 “독일과 일본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심 육성 정책을 통해 제조업 강국이 됐다”며 “그 이면에는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의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중소기업 특성상 연구개발(R&D) 기능이 떨어져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의 도움이 절실한데, 대부분 대기업 중심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데 집중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 이사장이 이끄는 부산기계조합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7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조합원의 경영지원을 위한 협동화공단단지 및 공동시설 운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62년 설립돼 55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기계조합은 조합원이 389개사로 전국 업종별 협동조합 중 최대규모다. 조선기자재조합, 자동차부품조합 등 부산지역 주요 업종별 협동조합도 이 조합에서 시작해 만들어졌다. 특히 회원사 중엔 업력 50년 이상이 17곳, 30년 이상이 150곳에 달한다.

부산기계조합은 1990년 약 60만 ㎡(18만 평)의 신평장림협업화단지, 2006년 약 66만 ㎡(20만 평)의 화전산업협동화단지를 각각 조성했다. 현재 이들 공단엔 270여 개 조합사가 입주했다. 조합은 공단에 공동기술연구소를 설치해 조합원의 R&D도 지원한다. 현재 10억 원의 조성기금과 참여 업체 출연금으로 메카트로닉스 분야 등 첨단산업과 접목할 수 있는 R&D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1997년부터 공동보세창고를 운영해 연간 10여 만 ｔ의 수출입 물동량을 처리해 물류비를 연간 5억 원 절감하고 있다.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베트남 등지에 시장개척단을 공동으로 파견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 이사장이 1993년 설립한 서번산업엔지니어링도 조합과 함께 성장했다. 창립 당시 연매출 1억 원이던 작은 기업이었지만, 협동조합을 통해 지금은 연매출 300억 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정 이사장은 침체된 기계사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을 키워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제조업 중 기계 산업 비중이 절반으로 축소돼 기계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 제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수한 인재들이 기계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를 위해 내년 조합신년총회를 부산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기계조합과 대학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능한 지역 인재에게 기계 산업의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정 이사장은 “부산대를 시작으로 매년 신년 총회를 지역 각 대학에서 열 계획”이라며 “부산시 등 관계기관도 신사업과 함께 지역 경제의 뿌리인 기계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959년 부산 출생인 정 이사장은 부산대 기계설계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1993년 서번산업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2008년 부산시우수기업인 대상, 2014년 부산중소기업인 대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