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델타 1-4공구 조성에
- 지역 하도급 74.3% 채워
- 부산시장 감사패 받기도

- “산단은 이미 포화상태
- 앞으로 서부산단지 주목”

“지역 특색을 갖춘 건설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 원청인 1군 건설사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이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고려개발 김홍선 부산지사장은 “고려개발은 사업을 주도적으로 ‘통제’하는 것보다, 협력 관계를 통한 장기적인 동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민철 기자

수도권 1군 건설업체인 고려개발㈜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1-4공구 사업에서 지역 하도급 업체 참여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인 공로로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감사패를 받은 것(본지 지난 3일 자 2면 보도)은 김홍선(51) 부산지사장의 이 같은 평소 ‘신념’이 크게 작용했다. 김 지사장의 이런 부산친화 경영의 배경으로 그의 이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금정구 금사초·중학교를 거쳐 경남공고와 부산대에서 학업을 마친 뒤 2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줄곧 부산에서 해오고 있다.

고려개발은 메이저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자회사로, 철도 교통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특화된 종합건설사다. 국내 1호 해외건설면허를 취득한 업체이며, 국내 최초로 오피스텔을 도입한 업체이기도 하다. 고려개발이 시공하는 에코델타시티 1-4공구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하도급 업체는 74.3%에 이른다. 부산에 없는 교량 사업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비중은 100%인 셈이다. 고려개발과 함께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지역 종합건설사의 비중도 58%에 이른다. 고려개발은 사업을 주도적으로 ‘통제’하는 것보다, 협력 관계를 통한 장기적인 동반 성장에 중점을 뒀다.

지역 건설업체와의 관계 강화는 에코델타시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 다대선 수주에는 ㈜삼정과 함께 참여했다. 고려개발이 50%의 지분을 확보했다면, 삼정은 49%의 지분으로 고려개발과 대등한 사업자로 참여했다. 나머지 1%의 지분도 지역 조경업체가 가져갔다. 사상과 하단을 잇는 도시철도 4공구 사업 역시 부산교통공사와 MOU를 체결해 지역 하도급 업체 비중을 75% 이상으로 채울 것을 약속했다.

김 지사장은 “지역 종합건설사도 특색을 갖춰야 한다”며 “부산지역 업체를 발굴해 육성하는 전략으로 관계를 강화했으며, 주요 사업 파트너인 삼미종합건설 등은 철도와 신교통 분야의 강자로 떠오르며 앞으로 주요 사업을 함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그동안 지역에서 쌓은 관계를 토대로 2015년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하도급 전담팀을 별도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김 지사장은 “하도급 업체의 애로 사항을 잘 이해하는 편이다”며 “2015년에는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와 함께 하도급 전담팀을 신설할 것을 시에 건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하도급 팀이 신설되며 지역 업체와의 협력에 행정 기관의 도움까지 더해지며 더욱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역 하도급 업체와의 협력으로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사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행정기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

고려개발은 당분간 개발 사업에 치중할 방침이다. 정부의 SOC 관련 예산이 축소된 때문이기도 하다. 김 지사장은 김해공항 남측 서부산 유통단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해공항과 부산신항, 철도까지 연계된 곳에 물류 단지가 조성돼 새로운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지사장은 “산단은 이미 포화상태로 판단된다. 서부산 유통단지와 같은 물류단지 개발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양산신도시 조성사업에 참여했다. 2000년 고려개발에 입사한 이후부터 18년 동안 줄곧 부산 현장에서 근무해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