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 원 규모 건설 부문 투자
- 청년 위한 테라스형주택 보급
- 주거·금융기능 결합 펀드 등
- 민간투자사업에도 적극 참여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냈던 부산도시공사 김영환(59) 신임 사장이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강서구 일대 국제물류산업단지와 에코델타시티 등 현장을 둘러보며 도시공사의 ‘미래 먹거리’ 구상에 여념이 없다. 김 사장은 “그동안 성공적으로 추진했던 각종 개발 사업의 수익을 토대로 앞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사업을 추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도시공사 김영환 신임 사장은 “도심에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등 다양한 청년층 주거 지원 사업을 펴겠다”고 밝혔다. 전민철 기자

김 사장은 보다 과감한 사업 확장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도시공사는 그동안 부채 비율에 얽매여 사업을 소극적으로 한 측면이 있다”며 “도시공사의 역할이 필요하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도시공사의 부채 비율은 130%대다.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 비율 가이드라인이 230%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의 설명대로라면 1조30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다.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등 지역 주력 제조업의 수출이 급감하고 수주 물량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는 가운데 1조 원 규모의 건설 부문 투자를 통해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우선 도심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위한 새로운 택지를 개발할 방침이다. 현재 부산시 도시계획실과 연계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도심권에는 산복도로와 연계해 ‘테라스형’ 주택을 보급할 방침이다. 테라스형 주택은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어 원도심권에 청년층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김 사장은 여기에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앵커시설을 넣을 계획이다. 이를테면 사회적 기업 등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외부 청년을 끌어들이고, 이들이 지역 공동체와 함께 다양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용역을 통해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 종사 중인 청년의 주택 수요를 파악하고, 권역별 청년 주거 수요를 파악해 도심 중앙에 제대로 된 청년 주택을 공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부산신항과 기장군 일광택지지구 등 개발 사업을 통해 얻은 자금을 서민 임대주택 사업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집중적인 투자도 중요하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병수 부산시장으로부터 도시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을 당시 매년 시에 납부하는 200억 원 규모의 도시공사 배당금을 기대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수백억 원 규모의 배당금이 시로 들어갈 경우 다양한 사업 예산으로 쪼개져 푼돈으로 전락한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배당금 예산을 시 정책 사업으로 분류해 임대주택 사업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문현금융단지의 이전 금융공기업과 연계해 사회적 경제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사업에 금융기능을 결합해 공공펀드를 조성하는 것이다.

세가사미와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개발 등 시가 추진하는 민간투자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민간투자 사업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준공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한다”며 “이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민간투자 사업의 단점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술고시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도시개발공사 업무이사, 공업기술과장, 감사관, 환경녹지국장, 창조도시본부장, 상수도사업본부장, 경제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