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수교 60주년 맞춰
- 문화 교류 프로젝트 준비
- 동화마을 포함시킬 계획

- 연극 외 전시·영화 제안
- 현지 박물관과 협력 응원

부산과 덴마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덴마크는 한국전쟁 당시 최신 시설을 갖춘 병원선 유틀란디아호를 부산항으로 보내 군인과 민간인 수천 명을 치료했고 세계 최대의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을 견인하고 있다. 또한 부산 기장군은 덴마크가 낳은 세계적 동화 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의 동화를 모티브로 한 안데르센 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토마스 리만(Thomas Lehmann) 주한 덴마크대사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소재 대사관에서 부산·덴마크 협력에 대해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이런 가운데 토마스 리만(Thomas Lehmann) 주한 덴마크대사는 지난해 가을 안데르센 동화마을 조성 현장(장안읍)을 방문(본지 지난해 11월 4일 자 2면 보도)한 바 있다. 리만 대사를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덴마크 대사관에서 만났다. 먼저 안데르센 마을 조성 사업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리만 대사는 “내년 한국·덴마크 수교 60주년에 맞춰 ‘한국·덴마크 문화의 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장군의 안데르센 동화마을이 문화의 해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동화마을이 준공된다면 성공적일 것으로 의심하지 않고 있으며 대사로서 기장군의 동화마을을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데르센 동화마을은 이미 준공된 안데르센 극장(극단 가마골이 운영)과 함께 어린이도서관, 체험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수년 전 경남 밀양에 있는 이윤택 예술감독을 찾아갔고 안데르센에 심취해 있던 이 감독은 안데르센 동화 연극을 제안하면서 이 사업이 시작됐다.

리만 대사는 안데르센 동화마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 가족이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개발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연극 공연장 이외에도 안데르센이 어떤 영감을 받아 동화를 썼고 그의 인생을 통틀어서 무엇을 했는지 등의 전시가 있다면 한층 더 심도 있을 것 같다”며 “또한 안데르센에 대한 영화가 상영된다면 더 좋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장군이 덴마크의 안데르센 박물관과 협력하면 한국에서 안데르센을 더 잘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만간 기장군이 덴마크에 가서 박물관 측과 회의를 할 것인데 이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방문 때 기장의 안데르센 극장에서 안데르센 동화 연극을 관람했다. 그는 “현대적으로, 한국식으로 풀어낸 점에서 굉장히 감동적이었다”며 “아름다운 경관과 자연 속에서 매우 열정적인 배우들이 열성적으로 연극을 해주셨다. 많은 아이가 안데르센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연극으로 풀어낸 것은 아이들에게 잘 통할 수 있는 소통 방법이며 아이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안데르센 동화가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인어공주와 같은 슬픈 이야기라든가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은 사회비판적이고 풍자적인 내용은 오늘날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대사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미 덴마크 영화들이 부산영화제에서 초청된 적이 있었고 앞으로도 좀 더 협력을 하고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리만 대사의 사무실에는 한국전쟁 때 파견됐던 병원선 유틀란디아호 사진이 걸려 있다. 그는 “전쟁 도중 민간인 사상자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초기부터 허가를 받아 남북한의 민간인 수천 명을 치료했다”고 강조했다. 유틀란디아호는 오늘날 국립중앙의료원의 모태가 됐다. 기자를 만나자마자 “부산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며 운을 뗀 그는 부산 해운대구에 주한 덴마크 명예영사관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1965년생인 리만 대사는 2014년부터 주한 덴마크대사로 일하고 있으며 최근 임기가 1년 연장돼 내년까지 주한 덴마크대사로서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