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19명·학생 57명 선발

- 경기 관람 등 추억 만들고

- 속 깊은 얘기로 거리 좁혀

부산의 교사와 학생이 세계인의 겨울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펼쳐지는 현장을 찾았다. 지난 20, 21일 이틀 동안 강원도 평창과 동해에서 진행된 ‘더 행복 사제동행’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은 동계올림픽 주요 종목인 아이스하키 경기를 ‘직관’하는 등 뜨거운 스포츠 축제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돌아왔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더 행복 사제동행은 1박2일 여행을 하면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부산시교육청이 기획했다. 지난해 12월 사연과 함께 중학교 사제팀(교사 1명당 학생 1~3명) 참가 신청을 받았으며, 심사를 통해 교사 19명과 학생 57명을 선발했다. 

참가자 가운데는 교내 핸드볼팀 지도교사와 선수, 아침마다 함께 식빵을 구워 먹던 선생님과 학생, 몸이 불편한 학생과 1년 동안 그 곁에서 학교생활을 도와준 친구에게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함께 온 선생님 등 다양한 사연의 사제팀이 동행했다.

세계 각국의 올림픽 참가팀과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올림픽공원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봐요. 외국인도 정말 많아요”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평창올림픽 현장에 직접 제가 와있다니 신기해요” 등 처음 보는 광경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올림픽 열기와 함께 인기가 급상승 중인 마스코트 수호랑과 사진을 찍는 등 학교생활로 지친 마음을 달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제동행의 하이라이트인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도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40분부터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 노르웨이의 남자 예선 플레이오프를 관람했다. 교내 핸드볼팀 선수와 함께 온 곽준수(만덕중) 교사는 “운동하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경기를 진지하게 지켜보더라. 운동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은데,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이번 기회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국가대표라는 큰 꿈도 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를 펼치는 양국 국기를 미리 준비해간 덕분에 경기장 대형화면에 학생들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노르웨이 팀을 응원했다는 한 학생은 “갑자기 큰 화면에 우리 얼굴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더 신이 나서 준비해간 국기를 힘차게 흔들었다”며 “우리나라 대표팀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응원을 안 할 수가 없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 이후 참가자들은 동해시에서 묵은 뒤 이튿날엔 묵호항과 논골담길을 둘러봤다. 사제팀들은 각자 자유시간을 즐기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밀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덕원중학교 사회복지사 이선지 씨는 “표현이 서툰 아이들이라 올림픽을 매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신청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해서 나도 뿌듯하다. 남은 중학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평소에도 아침을 거르는 아이들을 위해 사비로 식빵을 구입해 함께 구워먹는 등 학생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동행에 함께한 부산시교육청 김숙정 유초등교육과장은 “사제동행  행사를 통해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체험활동을 하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 보다 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