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위주 부산 성장 한계
- 업종전환 새 먹거리 찾아야
- 신공항· 엑스포 유치 필요
- 복합리조트 경제효과 커
- 퇴임 후에도 유치 힘 보탤 것

“상의는 기업단체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 힘의 원동력은 지역 사회에 있습니다. 상의도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합니다.”

6년 동안 부산 상공계를 이끌어 온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퇴임 후 기업인으로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오는 21일 퇴임하는 부산상공회의소 조성제(70) 회장은 “만 6년을 부산상의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90% 이상을 상의에 전념하며 욕심을 냈지만 못다 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2012년 3월 부산상의 21대 회장으로 취임해 22대 회장을 연임했다. 향토 조선 기자재 업체인 비엔그룹을 창업한 그는 상의 회장 취임과 함께 회사의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조 회장은 지난 6년간 지역 기업인, 단체와 협력을 통해 적지않은 성과를 이뤘다. 대표적인 것이 경유차 배출가스 인증시험 방법 적용 유예로 지역 관련 기업에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보전하고 11조2000억 원의 공공선 신규 발주를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이런 노력 덕에 대기업 1차 협력업체 기준으로 3000명의 일자리 감소를 막아 관련 기업으로부터 감사 서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임기 동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인 일자리 창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역 기업이 참여한 부산면세점 설립도 그 일환이다. 부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을 열면서 100여 명을 채용했다. 올 상반기 용두산공원 시내면세점 개장을 위해 1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고 문제의 답도 기업에 있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게 일자리 문제의 근원적인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부산지역 경제 상황과 관련, “소기업 위주의 부산지역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업종을 전환해야 하는 곳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건비가 올라가고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작은 회사가 스스로 할 수 없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선·해양, 자동차부품 등 주력 산업의 부진에서 보듯 제조업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 회장의 생각이다. 조 회장은 그 대안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복합리조트 유치를 꼽았다. 그는 “지역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뿐 아니라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방세수 증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일거양득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퇴임 뒤에도 복합리조트 유치에 일정 부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마카오 등지에 있는 샌즈그룹을 방문하는 등 복합리조트 유치에 힘을 쏟았다.

그는 신공항 건설과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그는 “2012년부터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지만, 24시간 안전한 공항이라는 부산의 염원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며“2030 등록엑스포 유치는 파급 효과도 크고 시민 공감대도 높아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퇴임 뒤 기업인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세계적 기업인 KFC 창업주는 70세에 창업해 전 세계 1만6000여 영업점을 만들었다”며 “잠시 휴식 뒤 상공회의소 회장을 하기 이전의 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 새로운 출발점에서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역 경제 문제는 부산상의가 중심에 있으므로 지역 경제발전에 앞장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후임 회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