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제 개최해 의료관광 선도
- 회원사에 실질적 혜택 선사
- 해외 환자 유치 전문가 영입
- 부산고용청과 워라밸 체결

그는 지독한 ‘서면 토박이’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옛 부산상고(현 롯데호텔부산) 맞은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것도 모자라 치대를 졸업하고 서면에 치과를 개원했다. 지난 1월 31일에는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 의료관광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40대 초반의 최연소 회장이 탄생했다. 그만큼 서면 토박이로서 서면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이형철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 의료관광협의회 회장이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화제의 주인공은 이형철(43) 예쁜미소바른이치과의원 서면점 원장.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선배 원장들이 2016년 SMS 의료관광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으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운영 방향을 밝혔다. SMS 의료관광협의회는 서면일대 병·의원이 회원사로 참여해 외국인 환자 유치와 SMS 축제 개최를 통해 부산지역 의료관광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SMS 의료관광협의회를 회원사 스스로 들어오고 싶은 조직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서면에 수백 개의 병·의원이 있지만 SMS 의료관광협의회 회원사는 40여 곳으로, 참여하지 않는 곳이 훨씬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회원사 중에도 회비만 내고 활동하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아요. 네트워크와 홍보를 강화하고, 해외 환자 유치에 도움이 되는 회원사 실무자 교육을 마련하는 등 회원사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영할 생각이에요.”

이 회장은 해외 마케팅을 펼쳐 해외 환자를 실속 있게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전략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SMS 의료관광협의회가 중국 몽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외 마케팅을 펼쳐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단발성, 이벤트성 행사에 그친 게 많아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해외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면 해외환자 유치가 더 효과적일 겁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31일 SMS 의료관광협의회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를 대표해 정지원 부산고용노동청장과 ‘일·생활 균형 캠페인(워라밸)’ 협약을 체결했다. 일·생활 균형 캠페인은 잦은 야근과 회식, 비효율적인 회의, 복잡한 보고절차 같은 일하는 방식과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해 근로자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자는 운동이다. 그가 운영하는 예쁜미소바른이치과 서면점은 일·가정 양립 문화가 정착되고 임신·출산·육아에 친화적인 직장으로 선정돼 정부와 부산시로부터 공로상 8개를 받았다. 여성 치위생사와 기공사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눈치를 보지 않고 쓸 수 있어 근무하고 싶어 하는 치과로 손꼽힌다.

그는 ‘대기업 못지않은 복리후생을 직원 65명에게 제공하는 게 힘들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면 키즈’답게 1987년 6월항쟁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1987년 6월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현재 롯데호텔, 당시 부산상고 맞은편에 있는 우리 집 옥상에서 어깨동무하고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치며 행진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탄과 지랄탄을 쏘고 도망가는 시위대를 몽둥이로 때리고 끌고 가는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어요. 6월항쟁을 보고 느끼면서 정의감 같은 게 생겼나 봐요. 나를 믿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위해 복지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죠.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는 법이니까요. SMS 의료관광협의회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운영할 겁니다.”

이 원장은 부산동고와 부산대 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병원 치과교정과에서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