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년간 회사 운영해오다
- 바른 삶 궁금해 2년 전 가입
- 500포기 김장 비용 쾌척 등
- 사회소외계층 위한 봉사 펼쳐
- 회원 배가 운동에 적극 나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나 교통 중심지 등에 가면 바위에 새겨진 ‘바르게 살자’는 문구가 종종 보인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가 1999년부터 전국 곳곳에 세우고 있는 표석이다. 글귀를 볼 때마다 ‘바르게 사는 게 뭐지’라며 혼잣말을 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최근 부산지역 1만여 명의 회원을 가진 바르게살기 부산광역시협의회의 여성회장에 선출된 김민자 ㈜디즈텍 (동래구 복천동)회장을 만나 이 같은 궁금증과 앞으로 3년간 포부를 들었다.

바르게살기 부산시협의회 김민자 여성회장은 “돈을 모으기보다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종진 기자

‘바르게 사는 게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김 회장은 “저도 그게 궁금해 가입했다”며 호탕하게 웃어 젖혔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정직한 개인, 더불어 사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가는 국민정신운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 업무상 아파트 부녀회나 입주자회의 대표 등을 만나면서 바르게살기를 알게 돼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되겠다 싶어 2년 전 가입했죠. 새마을운동 후속 조치로 세워졌는데, 설립 목적은 홀몸노인 장애인 등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예요. 하지만 딱 까놓고 얘기하자면 조직은 크지만 그에 걸맞은 역할은 더 해야 한다 싶어요. 누군가 사명감을 갖고 뛰어들면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어 김 회장은 현재 1만 명 수준인 협의회의 회원 배가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봉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해요. 지금까지는 16개 구·군 임원 100여 명의 회비로 조직을 꾸려왔어요. 적은 금액일지라도 십시일반으로 회원들이 회비를 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요. 욕심 같아서는 3만 명까지 늘리고 싶은데 저 혼자 힘으로는 어림없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어야겠죠.”

여성 회원 활동의 기존 평가에 대한 섭섭함도 토로했다. “16개 구·군 협의회에 모두 여성 회장이 있고, 많은 봉사활동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큰 데도 조직 내에서나 임원진 내에서 소홀히 여겨지는 부분이 눈에 띄더군요. 신임 회장(김창균)님을 보필하면서 여성회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있는 힘껏 노력할 겁니다.”

지역에서 홀몸노인 지원, 장애인 선상 결혼식 후원, 대학생 장학금 후원 등 여러 활동을 하는 그는 ‘통 큰’ 여성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관내 홀몸노인과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할 김장 봉사를 할 때 500포기 분량의 김장 비용도 선뜻 내놓았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좋은 곳에 쓰는 걸 좋아한다. 좀 벌면 쓰기 바쁘다”는 그이기에 또다시 봉사 활동의 선봉에 서서 먼저 지갑을 열어야 하는 수장이 되는 데 대해 직원들이 모두 반대했다고 웃었다.

“사람 인(人)자를 좋아해요. 사업 초창기 때 어려움이 많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이겨내고 회사도 키웠어요. 먼저 베푸니까 남들도 제게 잘해주는 평범한 진리를 절실히 깨달았던 때죠. 또 다시 갚아야죠.” 질문하기 무섭게 가식 없이 쏟아내는 답변이 시원시원했다. 20여 년간 시설관리, 경비, 용역 전문 회사인 디즈텍을 운영하며 2000여 명의 사원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십이 느껴졌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깡촌’출신이라는 김 회장은 지금도 바쁠 때면 회사단복을 입고 고무장갑을 낀 채 청소를 한다고 했다. 회장실 옷걸이에 명패 달린 유니폼이 언제든 ‘출동태세’라고 가리켰다.

“청소도 등급이 있어요. 부산의 많은 아파트와 시설관리업체 등이 우리를 불러주는 건 그만큼 노하우가 있고, 우리 식구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 우물을 팔 수 있게 도와주신 경비원 미화원 한 분 한 분이 모두 귀한 가족입니다.”

‘게으름이 최고의 수치’라는 신념으로 하루 4, 5개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는 김 회장은 인터뷰가 끝난 오후 6시, 다음 일정이 있다며 총총 사무실을 떠났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