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잠재력 200개 사 선정
- 2조5000억 특별자금 지원
- 기술혁신형 산업구조로 개편
- 민간 금융 진입 힘든 시장 개척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올해 중소·창업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에 조직의 사활을 걸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산업은행은 기존의 창조성장금융 부문을 중소·중견금융 부문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중소·중견기업지원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KDB산업은행 엄범용 영남지역본부장은 “부울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중견·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진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정빈 기자

특히 영남지역은 경기에 민감한 조선, 해운, 철강, 화학 등 취약업종 위주로 구성돼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산업 등의 경기 악화로 관련 기업이 문을 닫거나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만난 산업은행 엄범용(55) 영남지역본부장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종합금융 지원프로그램을 확대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자금공급 확대로 지역 내 산업구조를 기술혁신형으로 재편해 체질을 개선하겠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는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을 담당한다. 영남지역본부 아래 총 17개 지점이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금융지원 프로그램 ‘KDB 글로벌 챌린저스(Global Challengers) 200’을 도입했다. 이번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예비중견·중견기업 200여 개사를 선정한다. 2조5000억 원 규모의 전용 특별자금을 지원하고, 은행 내 전문가 그룹이 인수합병(M&A)·컨설팅 등 체계적인 경영 지원을 제공한다. 선정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엄 본부장은 “산업은행은 민간 금융기관이 나서지 않거나 진입이 어려운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금융을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중심의 미래성장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지역 내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고,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현재 위기를 기회로 잘 넘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벤처투자 태동기인 199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1000여 개의 기업에 1조7000억 원을 직접 투자해온 국내 최대의 투자기관이다. 지난 1월 정부는 ‘혁신 모험펀드 조성·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단계별로 혁신기업에 원활히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창업 초기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혁신 창업펀드와 혁신기업의 성장·회수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되는 성장지원펀드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책자금 출자 규모는 재정자금 1000억 원, 산업은행 5000억 원, 산은캐피탈 1000억 원, 성장사다리펀드 1000억 원 등 총 8000억 원이다. 산업은행은 다음 달 3일 오후 4시까지 성장지원펀드 운용사를 모집하며, 운용사 선정 후 민간자본과 추가 매칭을 통해 약 2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는 영도다리 만남의 시민 걷기 행사, 부산 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 지원 등 다양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도 벌인다. 엄 본부장은 “6·25전쟁 당시 외가 친척들이 흥남부두에서 배를 타고 와 부산에 정착했다. 현재도 친척들이 동구 초량동에 살고 있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부산과 인연이 깊었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엄 본부장은 서울 대성고와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종로지점장, 영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월부터 영남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