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5시30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다문화가정을 위한 단미회(端美會) 건물 외벽에 ‘사랑의 집수리 25호’라는 현판이 붙었다. 단미회는 이 건물 3층을 이용하는데, 국제로타리 3661지구 3지역 로타리클럽의 도움으로 같은 층에 딸린 20㎡ 남짓 옥상에 새로운 교실이 생긴 것이다. 손바닥만 한 현판이었지만 이 모습을 바라보는 회원들의 표정에는 환한 웃음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지난 19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다문화가정을 위한 단미회(회장 윤귀남·왼쪽에서 여섯 번째) 건물 앞에서 로타리클럽의 ‘사랑의 집수리 25호점’ 현판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윤귀남 단미회 회장은 “그동안 우리 학생들이 답답한 교실에서만 수업을 진행했는데,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실외에서도 다양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기뻐했다. 그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가보니 교실 옆 작은 옥상에는 여름의 강한 볕과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막아줄 튼튼한 천막이 세워져 있었다.

“전에는 여기서 다과를 즐기는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했어요. 2015년 태풍에 천막이 날아가기 전까지는. 다시 세우려고 해도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로타리클럽의 도움으로 다시 이 공간을 살릴 수 있어 정말 감사하죠.”

강사와 학생은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 후 이곳에서 초등검정고시 예비반을 가르치는 김지영 씨는 “새로운 공간에서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이 진행되길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야외수업을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곱게 한복을 입고 손님맞이에 나선 학생 두루가(여·40·네팔) 씨는 “첫째가 이번에 대학을 가면서 나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답답할 때 여기서 머리도 식히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단미회는 이곳에서 꽃꽂이나 요리 강습, 다과회 등 힐링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3지역 로타리클럽 간부도 함께 자리해 새롭게 단장한 교실 개장을 축하했다. 3지역 로타리클럽 조철민 대표는 “3지역 로타리클럽이 합심해 진행한 사업이라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도 로터리클럽 자체가 빛나기 보다 주변과 힘을 합쳐 큰 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축사했다.

로타리클럽의 ‘사랑의 집수리’ 사업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거주시설 개선을 위한 나눔활동으로, 25번째 대상지인 단미회에는 3지역 로타리클럽과 3661지구에서 마련한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편 이 시설은 2008년부터 결혼이주여성 가정폭력 쉼터로 운영하다가 2016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그해 11월 ㈔다문화가정을 위한 단미회로 이름을 바꿨다.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정착 및 직업능력 배양 교육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다문화초등검정고시반 ▷집합 IT정보화 교육 ▷이주mom과 함께하는 독서세상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도심하천 생태교육을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장년출산관리사 교육과정, 한국설화로 한국문화정신 알기 수업도 새롭게 선보여 다문화가정 여성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